한가위 명절 ‘추석’
박주미 마리아막달레나 / 노동사목 바자울 배움터 www.laboroffice.or.kr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 명절이다.
흩어져 살아온 가족들이 고향 집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각자의 삶 속에서 어렵고 힘든 일들은 없었는지, 서로 안부도 묻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행복한 웃음소리와 함께 오손도손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낸다.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고 집안의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함께 나누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함께 살아있어 만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아무리 떨어져 살아도 고유한 명절에는 함께 모여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이나 화목함을 일깨우는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인 추석이라 좋다.
이렇듯 만나서 반갑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고 싶은 가족들을 만나 즐겁고 기분 좋은‘추석’이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한 편에는 오늘 같은 추석 명절이 원망스러울 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이웃이 있다. 아픔과 고통 속에 울부짖는 이웃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도록 각자가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하였으면 좋겠다.
명절 때 온 가족이 모여 기억하는 것 중에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 오신 교황님의 4박 5일 동안 감동을 주었던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전국이 온통 천주교 교리 시간 같았던 그 순간순간에 가톨릭 신자임이 자랑스러웠던 기쁨과 행복함을 떠올리며‘추석’의 풍요로움을 더 해 갈 것이다.
그러나 기쁨으로 치유된 마음이 마냥 좋아라만 할 수 없을 것 같다. 분명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가 남아있다.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사회가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라고 하신 교황님의 메시지,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마음을 내고, 다가가자고 하시고,“인간의 고통 앞에서 정치적 중립은 있을 수 없다.”는 말씀. 그 말씀을 기억하며 이 순간에도 고통스러운 이웃과 함께하여야 함을 잊지 말자. 아무도 소중하다고 말해주지 않는 이들에게 위로하고 배려해 주어야 한다고 하신 교황님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것만이 진정 기쁨으로 벅찼던 순간을 오래 간직하는 것이고, 기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황님의 그 감동적인 방한을 떠올리면서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예수님 닮고자 함을 게을리하지 말고, 오늘 같은 한가위 명절‘추석’에도 기억해야 하는 이웃을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