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 이해의 다른 이름

가톨릭부산 2015.11.06 02:28 조회 수 : 36

호수 2265호 2014.03.23 
글쓴이 김영일 바오로 

일치, 이해의 다른 이름

김영일 바오로 /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kim6996@silla.ac.kr

가톨릭 교회는 신앙 안에서의 일치를 강조합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을 믿는 여러 교회들의 일치 또한 강조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할 것을 가르칩니다. 같은 하느님께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이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러한‘일치’가 신앙의 차원에서만 적용되는 것일까요? 만약 우리의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면, 아니 예수님의 가르침을 사회 생활에서도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신앙인의 기본이라면 분명‘일치’라는 가르침도 일상의 사회생활에서 실천해야 하는 것은 신앙인의 당연한 도리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신앙의 차원에서 같은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그 속에서 서로를 형제자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사회적 쟁점 앞에서는 서로 다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정치적이거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대립하기도 하고, 직장이나 심지어 이웃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이해 관계로 인해 다투고 대립하는 일들을 자주 겪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신앙적 삶과 사회적 삶이 거의 동일했던 초대 교회 공동체와 지금의 사회를 비교해 봅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같은 하느님을 믿으며 공동체적 삶을 이루었던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도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물며 다양화된 삶의 영역들로 구성된 오늘날의 사회에서 갈등과 대립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한 편으로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 신앙인의 모습은 더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바로‘이해’라는 마음가짐으로 말입니다. 다양화된 현대 사회의 삶은 우리들에게 너무나 다른 이해와 가치들을 형성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위치한 사회적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를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인 우리는 비록 다른 주장으로 대립하게 되더라도 서로의 생각과 가치에 대해 이해하려는 마음만은 항상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교회 안에서 서로 다른 지체로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고 가르치시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지체는 서로 다른 기능과 이해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다른 지체들이 모여서 하나의 완전한 몸을 이룬다는 신비를 배운 우리 신앙인은 사회생활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들도 함께할 때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하나가 되는 신앙의 신비를 사회생활에서도 체험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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