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40호 2019.0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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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남수 신부 |
자비와 믿음
김남수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교회는 매년 부활 대축일 다음 주일에 ‘하느님 자비’를 기억합니다.
‘자비(慈悲)’는 우리 교회에서보다 불교에서 주로 사용되는 단어로써, 사랑할 ‘자’에 슬플 ‘비’를 씁니다. 이때 ‘자’는 최고의 우정을 의미하며, 특정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우정을 갖는다는 뜻이고, ‘비’는 원래 ‘탄식하다’는 뜻으로 중생의 괴로움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동정, 그리고 연민의 정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결국 ‘자비’란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고, 특히 다양한 이유들로 사는 데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의 가엾은 처지까지도 끌어안는다는 뜻입니다. 불가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향한 마음으로 ‘자비’가 발한다고 이야기하고, 교회에서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절정으로써 ‘자비’를 언급하며,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자체로 ‘자비’이시라 고백합니다.
‘자비와 믿음의 관계’ 측면에서, 자비는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자비를 체험했을 때에는 그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미사의 참회 부분에 지난 한 주를 반성하고 주님께 자비를 청할 때 그냥 멍하니 계신 분들 아무도 안 계십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모든 잘못까지도 자비로움으로 용서해주시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신다는 믿음을 전제로 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믿음은 자비심(가엾음, 동정심)을 일으키게 하고, 그래서 모든 것을 용서받도록 하며,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믿음으로 말씀 안에 살아계시는 주님을 알아 뵙고, 성체와 성혈로써 우리와 하나 될 때, 우리 대부분은 자비를 베풀어 주심에 감사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재충전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토마스의 신앙고백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자비하심과 나약했지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우리 또한 미사 중에 성체와 성혈을 향해 같은 신앙을 고백함으로써, 불신앙에서 참 신앙으로 돌아선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주님으로부터 행복을 선물로 받게 됨을 기억합시다.
우리 믿음의 원천이자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사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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