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급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정경수 대건안드레아
큰 분이 오심을 기다린다는 대림 시기가 시작된다. 아기가 어머니를 기다리듯 갈급한 마음으로 오실 분을 찾는 우리의 마음은, 설레는 기다림으로 가슴이 벅차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우리는 지난 한 해를 생각하며 어려운 현실과 수많은 시련과 갈등을 생각해 본다. 또 나의 배덕과 나태와 번지르르한 위선들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되돌아보며 남은 반을 채워 나가는 간절한 기도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의 아픔을 그토록 위무해 주던 분이 일찍이 없었기에 우리는 오실 분을 더욱 간절히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네 어미가 너를 사랑한 것보다 내가 너를 더 사랑한다.’고 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진정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시며 측은한 마음으로 위로와 용기를 주시고 몸소 그들의 힘이 되신, 희생과 봉사의 왕 예수님의 사랑이 오늘따라 더욱 깊이 생각나는 날이다.
그러나 이미 하느님은 우리 가장 가까이 현존해 계시니, 우리가 그분을 향해 다가갔을 때 나는 그분 속에 들어갈 수 있고 그분을 내 품에 진정으로 모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면서도 늘 겉돌기만 하고 순명하지 못한 나의 믿음을 이 시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배론 사적지를 다녀왔다. 몇 차례 다녀온 곳이었지만 이번은 남다른 기쁨과 깨달음이 있었다. 기도와 땀을 기꺼이 흘리며 갈고 닦은 새 성당의 봉헌식을 2주 전에 갖고 떠나는 성지순례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3년 전 12명으로 떠난 성지순례가 이번에는 200명이 함께하게 되었으니…….
형제자매처럼 사랑과 기쁨의 손을 잡고 떠나는 우리 모두는, 오직 믿음을 바탕으로 굳센 신념으로 피 흘리신 순교 성인들의 아픔과 희생을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 묵상할 수 있었다.
한 끼를 굶으면 배고프듯이 우리의 믿음도 이와 같다. 자주 나태해지는 우리에게 기도와 봉사의 식사가 늘 필요하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적당히 얼버무리는 우리의 신앙에 새로운 담금질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느님의 성전을 우리 속에 짓고 그분이 늘 기쁨 마음으로 거처할 수 있는 작은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성당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는 정성으로 나의 아침기도를 열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