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 가오리!

가톨릭부산 2015.11.05 02:56 조회 수 : 238

호수 2186호 2012.11.04 
글쓴이 하창식 프란치스코 

아사 가오리!

하창식 (프란치스코) / 수필가 csha@pnu.edu

학생들이야 알아듣든 말든 혼자서 지껄이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선생답지 못한 선생님들입니다. 학생들의 호응도를 살피면서 성심껏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보통 선생님들입니다. 잘 가르치면서도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좋은 선생님들입니다. 하지만 잘 가르치기에 머무르기보다 학생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선생님이야말로 훌륭한 스승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스승은 어떤 분일까요? 물론 예수님입니다. 복음 말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영혼을 뒤흔드는 가르침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그보다는 평생 고기잡이만 하며 생업을 이어가던 사람, 열혈당원 행세를 하며 지극히 현실에 안주하던 사람, 세리로 제 민족을 탄압하던 사람 등등, 갖가지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며 그들의 삶을 180도로 변화시킨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반의반만 닮아도 훌륭한 스승 대열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이라고 해서 꼭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만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기업의 회장님들이나 사장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당 회장님들이나 단체장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단 높은 직위의 어르신들뿐만 아닙니다. 하위직 부하들에 대한 바로 위 상관들도 마찬가지이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님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아래 사람들을 지도하거나 가르치기보다, 그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 참석하다 보면 이런저런 건배사들이 등장합니다. 약간의 유머를 얹어서 짧은 단어 몇 마디로 외치는 건배사 중엔 무릎을 칠 만큼 감탄적인 말들도 많습니다. 최근에 배운 건배사 중에 새겨들을 만한 건배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사 가오리!” 입니다. 기분 좋은 일이 뜻밖에 일어날 때 “앗싸 가오리!”라고 합니다만 건배사 “아사 가오리”는 “아끼고 사랑하여 가슴에 오래 남는 리더가 되자.”는 뜻으로 한다고 합니다. 아래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여 그들의 가슴에 오래 남는 리더, 즉 지도자가 되자는 뜻이니, 예수님처럼 훌륭한 스승이 되기 위해 우리가 새겨야 할 명언이 아닌가 합니다.
강의실에 들어설 때마다, 훌륭한 스승 되기를 꿈꾸면서 화살기도를 바칩니다. “아사 가오리, 아멘!”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반짝이며 나만을 바라보는 학생들을 향한 나 자신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88호 2025. 9. 14  순교자의 십자가 우세민 윤일요한 
2887호 2025. 9. 7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권오성 아우구스티노 
2886호 2025. 8. 31  희년과 축성 생활의 해 김길자 베네딕다 수녀 
2885호 2025. 8. 24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탁은수 베드로 
2884호 2025. 8. 17  ‘옛날 옛적에’ 박신자 여호수아 수녀 
2883호 2025. 8. 15  허리띠로 전하는 사랑의 증표 박시현 가브리엘라 
2882호 2025. 8. 10  넘어진 자리에서 시작된 기도 조규옥 데레사 
2881호 2025. 8. 3  십자가 조정현 글리체리아 
2880호 2025. 7. 27  나도 그들처럼 그렇게 걸으리라. 도명수 안젤라 
2879호 2025. 7. 20  “농민은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이자 하느님의 정원사입니다.” 서현진 신부 
2878호 2025. 7. 13  노년기의 은총 윤경일 아오스딩 
2877호 2025. 7. 6  그대들은 내 미래요, 내 희망입니다. 이나영 베네딕다 
2876호 2025. 6. 29  주님 사랑 글 잔치 김임순 안젤라 
2875호 2025. 6. 22  “당신은 내 빵의 밀알입니다.” 강은희 헬레나 
2874호 2025. 6. 15  할머니를 기다리던 어린아이처럼 박선정 헬레나 
2873호 2025. 6. 8  직반인의 삶 류영수 요셉 
2872호 2025. 6. 1.  P하지 말고, 죄다 R리자 원성현 스테파노 
2871호 2025. 5. 25.  함께하는 기쁨 이원용 신부 
2870호 2025. 5. 18.  사람이 왔다. 김도아 프란치스카 
2869호 2025. 5. 11.  성소의 완성 손한경 소벽 수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