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82호 2012.10.07 
글쓴이 정재분 아가다 

아름다운 노래는 은총의 비가 되어

정 재 분(아가다) / 아동문학가

지난 9월 22일(토) ‘7지구 성가제’가 열렸다. 9개 성당(구포, 금곡, 대천, 만덕, 밀양, 삼랑진, 수정마을, 예림, 화명)에서 두 곡씩 준비하여 발표하였다. 전례 준비에 정성을 다하는 성가대지만 특별한 축일이 아니면 별다른 긴장감이 없게 된다. 단원들 마음이 해이해질 때 다시 힘을 내는 활력소가 된 행사이다. 많은 관객 앞에 서서 박수를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발그레 상기된 얼굴로 웃음을 머금은 채 주님께 찬미 드리는 단원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단 5분의 발표를 위해 그토록 많은 시간을 땀 흘린 단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했더라도 주님께서는 분명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셨을 것이다.
1863년 남북전쟁 때 미국 스파트 실바니아에서 남군과 북군이 대치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병사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군악대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군악대가 ‘홈 스위트 홈’을 연주하자 병사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고향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이에 양측의 지휘관이 만나 24시간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하고 병사들에게 고향에 편지 쓰는 시간을 주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음악의 힘인가. 
우리 성가도 그렇다. 가사 하나하나가 주님께 드리는 아름다운 기도다. 성가를 부르다 보면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듯 가슴에 스며드는 주님의 손길을 느끼기도 한다. 울컥 솟구쳐 오르는 눈물을 흘리며 큰 위안을 얻는가 하면, 기쁨이 충만하여 옆 사람과 포옹하고 싶게도 한다. 주님께서는 너무나 세심하셔서 기도하기 힘들어하는 우리 마음을 헤아리시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이끄시는 것 같다.
주님께 나아가는 길에 걸림돌을 만난다면 오늘의 이 아름다운 추억들이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정성을 다하여 주님께 드리는 찬미가 성전을 울리는 순간 아름다운 노래는 은총의 비가 되어 심금을 울린다. 이 설렘과 충만한 기쁨, ‘장하다 순교자 주님의 용사여!’ 성당 문을 나서는 발걸음마다 힘이 느껴지고 입술에는 성가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은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행복을 찾으려고 오늘도 먼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행복은 안경처럼 바로 내 눈앞에 있다. 오늘 몇백 명의 마음이 모여 한목소리로 내는 천상의 노래가 오래도록 행복하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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