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교회임을 기꺼워하며

가톨릭부산 2015.11.05 02:40 조회 수 : 68

호수 2178호 2012.09.09 
글쓴이 정경수 대건안드레아 

하나의 교회임을 기꺼워하며

정경수 대건안드레아 / 수필가

한의원에서 한방 치료를 받고 있는데 길 건너 중개업을 하는 고향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같은 종씨의 고향 사람이 나를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반가운 김에 30분 뒤에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다. 나를 뒤따라 들어온 사람은 뜻밖에 중년 여인이다. 반갑다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편이 일본인인데 종교가 같아서 늦결혼을 했다’며 슬며시 종교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자기 종파를 이야기하면서 종교의 미신적인 요소를 들이대는 것이었다. 자연히 나도 우리 천주교가 예수님께서 천국 열쇠를 베드로에게 주신 후 265대째 교황님으로 이어오기까지 한 뿌리의 곧은줄기를 이루고 있는 종갓집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성경의 깊은 곳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집요한 그의 이야기를 두 시간 가까이 듣다가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우리 가까이에는 성경의 민감한 지식을 들이대면서 우리에게 접근하고 성경의 구절구절을 실로 꿰듯이 잡아내는 부류의 타 종파 신자들이 있다. 그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성경 지식에 놀랄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 가톨릭은 어떤 종파나 교리에 치우치지 않고 가장 보편적인 성경의 해석과 전통으로 우리의 신앙을 지켜가고 있으니 큰 다행이라 여긴다. 수없이 갈라진 종파가 자기의 교회 이익을 위해서 교리와 성경지식으로 무장하고 우리의 옅은 신심을 건드리니, 그들의 정신을 우리도 배워 하나의 교회임을 증거 해야겠다.
이곳 정관성당은 2009년 초 다섯 명으로 시작한 첫 미사 이후, 최근에 새성당에 이사하기까지 30평의 좁은 성전에서 350명이 미사를 보아왔다. 2011년 들어 ‘성전건립을 위한 묵주기도 백만 단과 성경 필사 봉헌’을 모토로, 교우 모두의 정성을 바치는 한편, 큰 본당을 찾아 기장 멸치를 팔아 성전을 짓는데 보태고 있다. 이 중에 꼭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한 교회다. 주교님을 중심으로 하는 천주교 부산교구의 한 교회이며 교황님을 정점으로 한 분의 예수님을 모시는 한 신앙 가족이다.’ 라고. 모두가 공감한다. 어려운 사정도 마다치 않고 도와주는 그분들의 정이 형제 이상이다. 정관에서 새벽같이 먼 길을 달려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는 우리에게 따스한 음식을 대접하는 그분들의 사랑도 크게 다가온다.
새성당 봉헌식은 남겨 두었지만 얼마 전 새성당으로 이사를 하였다. 벽돌 한 장, 성물 하나하나 도와주신 분들의 정이 넘쳐난다. 그분들과 함께 우리 모두는 한 교회의 한 형제자매들임을 감사드리며 기꺼워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76호 2025. 6. 29  주님 사랑 글 잔치 김임순 
2875호 2025. 6. 22  “당신은 내 빵의 밀알입니다.” 강은희 헬레나 
2874호 2025. 6. 15  할머니를 기다리던 어린아이처럼 박선정 헬레나 
2873호 2025. 6. 8  직반인의 삶 류영수 요셉 
2872호 2025. 6. 1.  P하지 말고, 죄다 R리자 원성현 스테파노 
2871호 2025. 5. 25.  함께하는 기쁨 이원용 신부 
2870호 2025. 5. 18.  사람이 왔다. 김도아 프란치스카 
2869호 2025. 5. 11.  성소의 완성 손한경 소벽 수녀 
2868호 2025. 5. 4.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하십시오. 김지혜 빈첸시아 
2865호 2025. 4. 13.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안덕자 베네딕다 
2864호 2025. 4. 6.  최고의 유산 양소영 마리아 
2863호 2025. 3. 30.  무리요의 붓끝에서 피어나는 자비의 노래 박시현 가브리엘라 
2862호 2025. 3. 23.  현세의 복음적 삶, 내세의 영원한 삶 손숙경 프란치스카 로마나 
2861호 2025. 3. 16.  ‘생태적 삶의 양식’으로 돌아가는 ‘희망의 순례자’ 박신자 여호수아 수녀 
2860호 2025. 3. 9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5년 사순 시기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 
2859호 2025. 3. 2  ‘나’ & ‘우리 함께 together’ 김민순 마리안나 
2858호 2025. 2. 23.  예수님 깨우기 탁은수 베드로 
2857호 2025. 2. 16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이사 43,1) 최경련 소화데레사 
2856호 2025. 2. 9.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안경숙 마리엠마 수녀 
2855호 2025. 2. 2  2025년 축성 생활의 날 담화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