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떠는 신부들

가톨릭부산 2015.11.05 02:37 조회 수 : 104

호수 2176호 2012.08.26 
글쓴이 이창신 신부 

수다 떠는 신부들

이창신 이냐시오 신부 / 노동사목 담당

매달 1, 3주째 목요일 11시에는 부산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4명의 신부가 수다 떠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랑이 있는 세상’이란 프로그램 중 ‘복음으로 풀어보는 사회 교리’라는 시간입니다. 4명의 신부가 수다 떠는 주제가 좀 특이합니다. 성경 해설이나 강론에 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기도 체험이나 성가에 대한 이야기, 사목 체험에 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들이 떠드는 주제는 사회 교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중에는 사람들이 쉽게 잊어버리고, 외면하고,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하지만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회 문제들이 많습니다. 신부들은 이러한 사회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회 문제의 전문가도 아닌 신부가 사회에 대해서 왜 이야기할까?” 할 수도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 안에 있고,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어찌 보면 세상과 교회의 영역은 따로 구분이 없습니다.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셔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사실 세상 안에 있지만, 세상으로 다시 들어가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 일해야 합니다. 신부들의 수다는 성숙한 복음의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만큼 의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7명의 사제가 당번을 정해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어떤 주제가 정해지면 인터넷이나 책을 보며 다방면으로 그 문제를 연구합니다. 언론 매체를 통해서 자세히 전달되지 않는 정보도 많아서 관심을 두고 꼼꼼하게 문제의 핵심이 뭔지 찾아봐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과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방송은 생방송이고, 원고도 없습니다. 각자 배당받은 마이크 하나씩 붙잡고 떠듭니다. 그래서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는 일도 많습니다. 준비를 좀 많이 한 신부가 한참 떠드는 것을 듣다 보면 말할 기회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난감한 부분에서는 서로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 생각이 달라서 다른 주장을 하기도 하고, 준비한 것을 절반도 말하지 못하고 나와 아쉬워할 때도 있습니다. 
방송 내용에 따라서 좀 더 깊이 다루면 좋겠다는 아쉬움의 반응도 있지만, 때론 사회 문제에 사제들이 너무 관여한다는 염려의 말을 듣기도 합니다. 부족함은 많지만 우리 수다쟁이 신부들은 우리 교우들과 청취자들이 세상에 가려진 진실과 위험에 처한 하느님의 정의에 눈뜨고, 이 사회 속 어딘가에 버려진 고통 받는 이들을 생각하며, 실천하는 성숙한 신앙의 길을 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또 다른 수다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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