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36호 2019.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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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민병국 신부 |
은총의 사순시기
민병국 신부 / 서면성당 주임
헨리 뉴엔 신부님의 『탕자의 귀향』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이라는 그림에 대한 뉴엔 신부님의 설명과 묵상이 담겨진 책입니다. 화가 렘브란트는 인생의 말년에 그 그림을 통해서 오늘 복음인 탕자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표현했습니다.?
그 그림에는 머리가 다 빠져 있고 누더기 같은 옷을 걸치고 신발은 다 떨어진, 정말 거지의 모습과 같은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붉은 색 망토를 걸친 아버지는 넉넉한 모습으로 그 사람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쪽 손은 아버지의 손, 다른 쪽 손은 어머니의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모성애와 부성애를 표현한 것입니다. 책의 저자인 뉴엔 신부님은 이 그림에는 “복음서 전체의 정신이 담겨져 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을 일컬어 소외된 자들의 복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루카복음의 곳곳에서는 가난한 이들과 불쌍한 이들, 여자들, 죄인들과 그들의 회개 부분이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오늘 이야기는 하느님의 끝없는 자비와 회개하는 죄인에 대한 하느님의 너그러움을 그 어느 복음서보다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비유의 중심은 사실 방탕한 아들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방탕한 생활에서의 되돌아옴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비유의 중심은 바로 아버지입니다. 그래서 이 비유의 제목은 ‘잃어버린 아들을 되찾고 기뻐하는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비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지금 우리가 작은 아들의 입장에 있는지, 아니면 큰 아들의 입장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아들을 끝까지 기다리고, 돌아온 아들을 온 마음으로 기쁘게 맞이하고, 큰 잔치를 열어주는 아버지의 마음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안아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 아닌, 잣대를 가지고 벌을 주시는 하느님이라면 어디 무서워서 우리 자신의 잘못들을 하나씩 들춰보는 사순 시기가 은총의 시기가 될 수 있겠습니까? ??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고 안아주시는 하느님이기에 우리는 이 사순 시기를 은총의 시기로 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사랑과 자비와 은총을 베푸시는 분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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