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534호 2019.03.17 |
|---|---|
| 글쓴이 | 김상균 신부 |
탈출과 출발
김상균 신부 / 명지성당 주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산에서 기도를 하셨는데, 기도하시는 중에, 예수님의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고 합니다. 또한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만으로도 놀라운데, 모세와 엘리야까지 나타났으니, 그 장면을 상상해 보면, 지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그 빛나는 영광 중에,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신 것일까요?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라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떠나실 일”이라고 했는데, 성경의 원문에는 ‘엑소도스’라는 단어가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엑소도스’라는 단어는 ‘탈출’을 의미합니다. 히브리어로 쓰여진 구약성경을 그리스어로 옮긴 70인역 성경에서 ‘탈출기’의 그리스어 제목이 ‘엑소도스’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세상을 떠나실 일”이라 하면,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의 억압에서 벗어나 해방되기 위해 이집트를 떠나는, 그 탈출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 ‘탈출’은 동시에 ‘출발’인 것입니다. 새 땅에서 새 백성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출발이, 동시에 과거 삶으로부터의 탈출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실 일”이라고 하는 ‘탈출’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이 아니라 천국을 향한 ‘출발’인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 한 분 만의 출발이 아닐 것입니다. 마치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 땅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그 백성들을 인도한 것처럼, 예수님께서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이끌고 이 세상의 죄와 악, 그리고 그로부터 빚어지는 멸망에서 우리를 탈출시켜 천국으로 인도하시기 위한, 당신 백성과 함께 하는 출발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따라 출발하여 천국에 들어가게 되면, 오늘 복음에서 보여진 예수님의 모습처럼 우리의 모습도 하얗게 빛나고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세례를 통해 그 ‘출발’을 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처럼, 늘 기도하면서 예수님을 따라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이미 시작한 “천국을 향한 출발”이 결국 천국에 도착하여 영원한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나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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