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사람의 마음으로

가톨릭부산 2015.11.03 07:02 조회 수 : 85

호수 2097호 2011.03.20 
글쓴이 최충언 플라치도 

사마리아 사람의 마음으로

최충언 플라치도(노동사목 자원활동가)

얼마 전 주일 오후에 가끔 병원으로 이주노동자를 데리고 오시는 수녀님을 만나러 덕하에 다녀왔습니다. 빈민사목을 하는 나자렛 공동체라고, 공단 지역에 있는 허름하지만 깔끔한 집에서 대접을 잘 받고 왔습니다. 이동 진료소 운영을 위한 현지 답사인 셈입니다. 그동안 가톨릭센터에서 이주노동자들과 지역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의료 봉사를 통해 벗이 되고자 ‘도로시의 집’ 무료 진료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선의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크고 작은 병이 생겼을 때 회사의 일 때문에 쉽게 병원을 찾아갈 수 없고, 병원에 가더라도 언어 문제로 진료를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미등록체류자로 당국의 단속을 피해 다니며 생활해야하는 이주노동자의 경우는 보험 혜택까지 되지 않아 비싼 의료비로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진료조차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약 10만 명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 경남 지역의 많은 부분은 우리 교구에 속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가톨릭센터와 임호성당에 방문하는 이주노동자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만 하여 수동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부산 외의 김해나 울산 지역의 공동체에 방문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진료를 받기가 어려웠고, 특히 치과 진료에 대한 요구가 많았습니다. 올해 노동사목에서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자 정기적으로 순회 진료 사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동용 치과 진료 의자 구입과 필요한 약품을 준비하고 의료진의 확충을 꾀하고 있습니다. 격주로 김해 지역과 울산 지역에 이동 치과 진료를 할 예정입니다.
몸이 가지 않는 곳에 마음이 가기란 어려운 법입니다. 마음이 바뀌려면 먼저 몸부터 회심해야겠지요. 사마리아 사람은 강도를 만난 사람의 몸을 만짐으로써 이웃이 되는 방법을 본보기로 보여주었습니다. 몸이 따르지 않는 관념은 우리 삶을 더욱 창백하게 만들 뿐입니다. 한센병 환자의 환부에 손을 대시고, 열병을 앓는 시몬 장모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고,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어루만지셨던 그분을 닮고 싶습니다. 그분의 인간들의 아픔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담긴 살림의 손길처럼 노동사목은 더욱 부지런히 몸을 놀리겠습니다. 무료 이동 진료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동무료진료를 위한 후원을 기다립니다. 
계좌번호 국민은행 106901-04-066844 노동사목 이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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