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리

가톨릭부산 2015.11.02 16:15 조회 수 : 26

호수 2064호 2010.08.29 
글쓴이 정순남 

생명의 소리

옛 속담에서 장 담는 집에는 가되 말 담는 집에는 가지 마라 한 말은 생활 가운데 지켜야할 삶의 지침일게다. 발도 없고 날개도 없는 것이 날아가 낭패를 부리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때가 아닐 때는 함구령을 내려 입을 단속시켰다. 그리고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셨다.

옛부터 말이 많다함을 여자들을 들어 비유를 많이 해왔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옛날 주나라 무왕의 아내 달기의 음모가 충신은 모두 죽이고 노비와 잡배를 고용하여 왕의 눈과 귀를 멀게 하여, 나라를 망하게 한데서 비롯된 속담이다. 성경에도 헤로데 왕이 아내 헤로디아의 청을 듣고 충신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벤 망령됨이 역사에 남아있다. 예수님도 유다 지도자들의 입방아 때문에 죽임을 당하셨다. 그들의 눈과 귀가 완고하여 생명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반역의 행위로만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 모두가 음모에서 생긴 입방아로 일어난 일이다.

오늘날 시대의 급변으로 여성들이 여러 방면에서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얼마 전, 부산에서도 교육의 가장중심 자리에 여성이 처음으로 선출되었다. 그 자리가 정치가 아님을 분별하여 모성적인 사랑으로 일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잔칫집에서 높은 자리에 앉지 마라는 예수님의 당부 말씀을 귀 열어 들어본다. 나 역시 크고 작은 행사에 가끔 끼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자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내 한평생 자리 매김을 돌아본다. 엄마의 태반자리에서 자라면서 늙어 오늘날까지 작은 걸상 자리 하나, 내 방의 두세평 남짓한 자리 매김에서 마지막 남은 자리 한 평 토관 속이라 마음먹으니 한갓 세상 자리 매김에 탐할 것 없더이다. 높은 자리에서 떨어질까 염려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본당에는 매주 성경 백주간 모임의 자리가 있다. 백주간 동안 성경을 읽고 쓰고 묵상하는 나눔의 자리 매김이다. 이 자리는 아무리 입을 모아도 해로울 것 없는 자리다. 생명의 말씀을 담는 자리는 성령 충만으로 주님 곳간에서 헌 것을 내고 새 것을 채워주신다. 나눔은 기도되어 영혼을 살찌우는 자리매김이다. 좋은 말을 담아 생명을 꽃피는 자리 매김, 오늘 주님께서 제게 주시는 말씀, 늘 단순하라 하신다. "하느님에게서 난 이는 하느님 말씀을 듣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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