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532호 2019.03.03 |
|---|---|
| 글쓴이 | 강지훈 신부 |
선한 마음
강지훈 신부 / 부산가톨릭의료원 원목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아기 때에는 칭얼거림이나 울음소리로 부모와의 유대를 이루어가고, 어린아이 때에는 미숙하게나마 몇 가지 단어나 그림으로써 나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갈수록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유려하게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많은 학습과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이 일련의 과정들은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나 의미 없는 혼잣말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성숙시켜 가고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를 표현하기 위한 인간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관계성 안에서 사람은 나를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또한 판단받게 됩니다. 누군가는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어 어딜 가든 환대받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회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판단들은 많은 경우 자기 자신의 삶의 모습이나, 그가 지닌 가치관 등이 그 판단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는 사람을 꾸짖으십니다. 그리고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사람도 선한 이의 마음에서는 선한 것이 밖으로 나온다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사람의 속을 채우고 있는 것이 겉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위선자들이 자신을 감추고 입으로는 사랑과 정의를 외치더라도, 그것은 공허한 울림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이는 미처 알지 못하더라도 자기 스스로가 거짓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독서에서 “나무의 열매가 재배 과정을 드러내듯이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집회 27,6)고 한 것처럼 서로가 주고받는 말들 속에서 스스로가 어떤 신념과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지, 선한지 악한지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선한 의지로 창조되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선하심이 우리들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믿습니다. 비록 악의 유혹에 빠지기도 하고, 죄를 반복하기도 합니다만 신앙 안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하며 살아가기를 희망합시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죄를 계속해서 용서하시고 품어주시는 것처럼, 내 눈 속의 들보를 먼저 바라보고 형제들의 티끌을 끌어안아 줄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하느님께서 원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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