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한다는 것은 힘들고 고단한 일이다. 설사 그것이 봉사가 아닌 의무라 하더라도 그 노력의 대가는 누군가를 편안하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동하여 스스로 행하는 봉사활동이나, 의무를 다하는 모습들을 목격하게 될 때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한 예로 남자라면 가장 혈기왕성한 시기에 열심히 하던 일을 멈추고 지원하는 군 입대이다. 이들의 노고는 우리를 편히 잠자게 하며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아들을 군에 보내는 부모들은 두 번 운다. 고생의 두려움을 알기에, 군에 간 아들이 고생을 할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훈련소 입소식 때, 손 흔들며 연병장으로 걸어 나가는 아들을 보며 눈시울을 적시는 아버지들. 삼키지 못한 눈물 훔치느라 아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머니들. 입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열흘쯤 지나면 입고 갔던 옷과 신발, 소지품 등이 담긴 상자가 배달된다. 그 상자를 열어보면서 어머니들은 또 눈물을 흘린다. 상자 날개에 적힌 몇 마디 인사말에 미어오는 가슴을 참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맘 졸이게 하던 아들들이 첫 휴가를 나오는 날은 집안의 잔칫날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차리고 훈련소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낸다. 아들들은 초등학생들이 난데없이 던지는 “아저씨 건강하세요!” 이 한마디에 엔돌핀이 돈다. 정체된 차량 행렬 속에서 말없이 흔들어 주는 손만 보아도 행군에 지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입대 전에는 미사 참례를 게을리 했을지라도 주말이면 공소를 찾아 미사를 드린다. 계급이 높아지면서 성가 반주도 하고 복사를 서기도 한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 않은가.
우리의 공동체 안에도 군대가 있다. 레지오마리애다. 칠칠구구 모여 기도를 하고 이웃을 돌보며 사회 봉사에 앞장선다. 이 군대는 겸손과 부드러움, 고행과 인내, 순결과 지혜, 용기와 희생 등으로 성모님의 믿음과 덕을 따르고자 갈망한다. 노고와 고통을 감내하면서 사랑의 생활을 즐겨하려고 노력한다. 솔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들들이 복무하는 군대는 일정한 규율과 질서를 가지고 조직을 따라야 하는 의무적인 공동체이다. 그래서 더 힘이 드는가 보다. 오늘도 군복무에 충실하고 있을 아들들을 위해 기도하자. 기도야말로 정성을 통해 감화시키는 봉사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