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사목에 대해

가톨릭부산 2015.11.02 11:56 조회 수 : 33

호수 2010호 2009.09.06 
글쓴이 이원우 아우구스티노 

우리 교구 내 본당 노인 대학은 대개 60개쯤 된다. 다른 대교구나 교구와 비교해서 그 수가 적지 않을 거라 추정해 본다. 우리 교구 '노인 대학 연합회 카페(cafe.daum.net/noincath)'에서 머뭇거리면, 노인 대학이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지 쉽게 가늠이 될 것이다. 구태여 타 교구가 어쩌고저쩌고 할 필요가 없다. 

20년 넘게 노인 학교에서 수업을 해 덕분에 부산 교구 은빛 문화 사목 지원 단장을 맡게 되었다. 처음엔 여러 가지 갈등도 많았다. 일반 노인 대학교와 천주교 각 본당 노인 대학의 프로그램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 그건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 노인 대학에서야 가요를 예사롭게 들이댄다 해도 거부감이 별로 없다. ‘니나노판’이 된들 박장대소하며 넘어간다. 그에 비해 천주교 본당 부설 노인 대학은 분위기가 딱딱하다. 개신교 교회에서는 종교의 구애를 받지 않는데, 천주교 본당 노인 대학은 문을 잘 열지 않는다. 말이 쉬워서 타 종교에 대해 구분 않는다 하지만 그 틈새는 우리 같이 직접 수업을 해 본 사람이라야 안다. 시내 Y 본당, 밀양 M 본당은 예외겠지만…. 그런 노인 대학이 전교나 선교의 계기 혹은 매체가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강사 주제에 섣불리 판단할 일은 아닌 듯하다.

한 걸음만 더 나아갔으면 한다. 외람된 얘기지만. 주임신부를 비롯한 노인 대학 관계자들은 나름대로 자기 본당 노인학교 운영에 대해 기본 그림은 다 그리고 있을 것이다. 타종교 신자들에 대한 배려는 현실적으로 둘째 문제니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가장 큰 비중을 둘 테고. 이런 가정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 동요 ‘오빠 생각’을 정말 멋지게 지도한다면 치자. 강사가 그 역사까지 꿰뚫고 있으면서 말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어째야 된다는 것을 노인학생들은 도로 배울 수 있다. 고사성어 ‘결초보은’을 잘만 구연한다면, 자연스레 주님의 말씀 ‘원수를 사랑하라’는 구절이 튀어나온다. 민요 ‘사발가’와 가요 ‘목포의 눈물’을 예사롭게 보지 않을 경우, 일제 강점기의 민족 노래 윤곽을 어림잡게 될 것이다.

결론이다. 부산 교구 은빛 사목 지원단에는 인재가 넘친다. 평생을 민요에 몸바쳐온 국악인도 있고, 종합 병원 정신과 의사도 있다. 웃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강사에서부터 우리처럼 노인학교와 씨름(?)한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요컨대 각 본당 노인 학교와 은빛 문화 사목 지원단의 보다 ‘실질적이고 활발한 연계 체제’, 그게 더 공고해지도록 하자. 나아가 노인 사목의 미래에 대한 방향은 거기서 제시받아야 하리라. 그리고 다투어 교구 노인 대학 연합회 카페 문을 두드려 줬으면 얼마나 좋을까? 초등학교 학생에서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노인 사목에 대한 정보와 교훈을 엄청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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