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지수가 높아야

가톨릭부산 2015.11.02 11:00 조회 수 : 90

호수 1977호 2009.01.25 
글쓴이 정여송 스콜라스티카 

사람들은 사회가 제시하는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재산 늘림에 인생을 걸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자 무진 애를 쓰면서 물질주의와 출세주의로의 행로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재산이나 지위가 성공의 기준이 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능력보다도 과시에 의해 병이 들고, 사람들은 그 무게에 힘들어한다. 외형적 결과만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잘못된 가치판단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을 측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지능지수IQ(Intelligence Quotient)는 계산이나 문장의 작성 등, 지적 작업에서 성취 정도에 따라 정해지는 적응능력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IQ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 오히려 감성지수 EQ(Emotional Quotient)가 각광을 받는다. 인간성은 높은 지능과 학력에 비례되지 않으며, EQ가 어느 정도 IQ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가진 까닭에서다. 남을 보살펴 도와주고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감성이 암기력, 계산력, 연상력에 뛰어난 지능보다 중요할 때가 많지 않은가. 주변을 살펴보라. 지능은 높지만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허다반하다. 지능이 감성과 비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우리는 바른 사회의 가치기준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영적지수 SQ(Spiritual Quotient)이다. 영적지수란 깨달음을 위한 정신(魂)의 성숙도를 말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우리 사회가 의존해야 할 가치기준이다. 이는 영적능력을 수치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가치가 물질성취에서 영적성취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인생의 최선책만 고집하다가 잘못된 길로 가기보다는 차선책으로 시선을 돌려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뜻이다. 마음이 풍요로운 곳에는 믿음과 낙관적인 사고, 예리한 직관, 동정심, 사랑, 긍휼, 연민, 온유… 영적지수를 높여주는 추상명사들이 훈훈한 기운을 감돌게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 그룹에서도 SQ시대가 찾아 왔다고 하면서 SQ교육의 핵심을 강조하였다. SQ가 높은 인재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자신의 생각가치와 일치되면 역량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보다 슬럼프 없이 꾸준히 성과를 내는 능력자가 기업에 필요한 인재라는 의견이다. 어디 기업에서 뿐이랴. 이 시대에 편승한 우리 모두는 영적지수를 가치기준으로 삼아 생활화해야 한다. IQ사회에서 EQ사회로, 다시 SQ사회로의 진전은 인류역사의 흐름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이다. 이 흐름이 원만해질 때 사랑과 믿음이 오고가는 아름다운 사회로의 자연스러운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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