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성룡!

가톨릭부산 2015.11.02 01:57 조회 수 : 19

호수 1974호 2009.01.04 
글쓴이 탁은수 베드로 

성룡!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코믹 무술극’ 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세계 최고의 쿵푸 배우. 명절이면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스크린이나 TV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가 지난 연말 통 큰 기부를 해서 화제다.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번 전 재산 4천억 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재산을 포기하고 나니 고민이 없어졌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천억 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실감이 나지 않지만 가족이 있는 그가 전 재산을 포기하기까지의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밖에도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은 이미 수십조 원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유명하고 국내에서도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이 뉴스를 타기도 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기부자는 예수님이 아닐까 한다. 예수님은 자신의 모든 것을 인류 앞에 내놓으셨다. 또한 성모 마리아도 인류를 위해 아들을 희생의 제단에 기꺼이 내어주신 위대한 기부자다. 따지고 보면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위대한 기부자가 될 수 있다.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고 하지 않으셨나. 그리스도의 계명을 따르기만 한다면 우리는 이미 훌륭한 기부자들이다. 예수님이나 성모님처럼 인류의 고통을 짊어질 수는 없어도, 연예인처럼 많은 돈이 아니어도 남을 위해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경기침체의 한파 속에서도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소액 기부자는 더 늘어났다. 또 동사무소나 복지 단체를 찾아 정성을 내놓는 기부천사들의 작은 선행도 줄을 잇고 있다.

내놓을 것이 어디 돈뿐이겠는가. 무료 진료나 이발 서비스처럼 자신의 재능을 내놓는 사람도 있고 집 고쳐주기 행사나 목욕 서비스 등 이웃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생명이 있는 한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없으니 나눌 것이 없는 사람도 없다. 특히 이미 주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보다 나눌 것이 많은 사람이다. 하느님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데 진심으로 이웃을 위한다면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다. 

새해의 시작이지만 희망보다는 불안과 우려의 전망이 우세하다. 전망대로라면 누군가는 직장을 잃을 것이고 누군가는 삶의 거처를 내어주게 될 지도 모른다. 어두운 한파 속에서 다시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일은 화합과 사랑의 힘에서 찾아야 한다. 제 욕심만 차리다가 모두가 어려움을 겪게 된 미국발 금융 위기의 불행은 누구 한 사람이 책임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것을 내어놓고 같이 어려움을 나누는 든든한 온정이 커지고 힘든 이웃에게 내민 손을 서로가 끝까지 놓지 않는 끈질긴 사랑이 퍼져야 비로소 모질고 긴 추위를 이겨낼 불씨를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이웃 사랑의 모범을 보여 온 가톨릭 공동체가 위기를 극복할 희망의 진원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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