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9. 01. 14. [대리구미사] 연중 제1주간 월요일

히브 1,1-6 마르 1,14-20

 

                새 계약의 성사 성체성사

 

!!, 어제 주님 세례축일로써 성탄시기가 끝나고 오늘부터는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연중시기에는 생명과 기쁨을 상징하는 녹색제의를 입고 미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이렇게 연중시기가 시작되는 첫날, 대리구 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주님께서 베푸시는 생명과 기쁨의 축복이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지난 번 묵상에서 고통과 성체성사에 대해서 묵상하였습니다. 성체는 주님수난의 성사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성체를 영하면, 십자가의 주님과 일치하게 됩니다. 우리의 고통 중에 현존하시는 주님께서는 이제 성체로서 오시어 우리 고통을 함께 나누시는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시는 주님은 우리를 정화시킵니다. 고통을 통하여 마음을 비우고 애착을 끊게 하심으로써 우리를 정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정화의 은총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고 의탁하게 됩니다.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고 하느님께 의탁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통을 통하여 주님께서는 하느님께 순명하는 법을 배우게 하십니다. 바로 그 순명이 우리의 제사입니다. 성체로 오시는 주님께서는 우리고통의 제사를 당신 십자가 제사에 합하여 성부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우리 고통은 구원의 은총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십자가로 구원받는다는 뜻입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기도입니다.

 

만일,, 기도하지 않으면, 고통을 인간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믿음이 흔들리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의심하게 됩니다. 힘든 나를 하느님이 버린 것같은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그 결과 고통은 우리를 귀찮게만 하고, 아프게 하고, 우리를 고문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하면, 고통을 통하여 우리 영혼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뜻에서 고통은 종소리와 같습니다. 우리가 고통을 느낄 때마다, 기도시간이 왔다고 종소리가 울리는 것입니다. 이 종소리를 듣고 주님과 대화하면, 고통 뒤에 주님의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고통 중에 현존하시는 바로 그 주님께서 또 성체로 오시는 것입니다. 우가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주님은 고통중에 함께 하신다는 명백한 증거가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체성사의 사효성입니다. 이렇게 고통의 옷을 입고 오시는 주님과 그리고 성체로 오시는 주님과 일치하여,, 우리는 비로소 고통을 통하여 하느님아버지께 의탁하고, 순명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고통을 통하여 형제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성체는 우리고통을 사랑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주님 구원의 힘이 됩니다. 바로 이 주님의 전능한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죽음도 이기고 주님부활에 참여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고통과 성체의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입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번 묵상의 요약입니다.

 

!!, 이제 성체성사에 대해서 또다른 깊은 면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성체성사가 새계약의 성사라는 것입니다: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다.”

이 복음말씀대로,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피흘림으로써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새로운 계약을 맺어주셨습니다. 이제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이 새계약을 갱신합니다. 그럼 이 새계약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지난 몇해동안 계약에 대한 묵상을 자주 했습니다. 이제 다시 간단히 설명하면:

계약은 한마디로 두 당사자 사이에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계약은 국가 사이에서도 이루어지고, 개인사이에서도 이루어집니다. 개인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계약이 약혼이나 혼인입니다. 한쌍의 남녀가 일생 사랑하고 충실하겠다.’고 서로 서약을 함으로써 부부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국가사이에도 계약을 맺는데... 상업적인 계약, 군사적인 계약, 정치적인 계약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두 나라사이에 군사계약을 맺으면, 전쟁이 일어나거나, 위급할 때, 도와주는 것입니다. 요사이 국제간의 동맹관계와 비슷합니다만, 다른점이 있습니다. 옛날의 동맹관계는 곧 임금과 신하, 또는 친구와 같은 관계가 맺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고대근동의 문화속에서 옛날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탈출해서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어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옛 계약, 즉 구약이라고 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오셔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해 주셨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계약, 바로 신약입니다. 그럼, 이 새계약은 무엇을 뜻할까요? 단순히 구약에 대비해서 새롭다는 뜻에서 새 계약이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심오한 신비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약은 보통 사람들이나 국가사이에 이루어지는 계약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개인이나 국가사이에 계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약한 국가가 강한 나라와 계약을 맺는 것은 자기민족의 안전보장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강한나라는 그 약한 나라를 보호해 줌으로써 조공을 받는 이익이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이해관계가 있어야 계약이 성립됩니다. 집을 사고파는 계약도 돈을 주고 집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계약은 다릅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백성과 계약을 맺을 때, 하느님이 먼저 나서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과 후손을 약속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구한 것이 아니죠... 이렇게 하느님께서 일방적으로.. 아무 조건없이,, 이스라엘백성게 호의를 베푸시려고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계약을 사랑의 계약, 은약이라고 부릅니다.

 

이 은약은 결과적으로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백성이 죄를 짓고, 우상숭배에 빠져서, 계약이 깨어졌습니다. 여기에서 하느님의 한없는 자비와 사랑이 나타납니다. 하느님은 그 계약을 깨지 않으시고, 오히려 완전한 새로운 계약을 맺을 것을 예고합니다. 이것이 유명한 예레31장에 나오는 새계약 예언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 나는..새 계약을 맺겠다...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예레 31,31.33)

 

이렇게 예언자가 예고한 새롭고 영원한 계약(이사 61)이 예수님의 십자가 피로 맺어진 것입니다. 이 새계약을 이제 성체성사로 거행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 새로운 계약에서 새롭다라는 뜻이 무엇인가요? 옛날 계약, 구약에 비해서 새롭다라는 그런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요한묵시록 19장이하를 보면, 세상 종말에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면, 천국이 오는데.. 이때 모든 것이 새롭게 됩니다. 그래서 옛날의 낡은 하늘과 땅은 사라지고 새하늘, 새땅, 새예루살렘이 온다고 합니다. 이 새하늘, 새땅, 새예루살렘은 세상종말에 이루질 대변혁을 가리킵니다. 이 대변혁으로 천국이 옵니다. 그러므로 새하늘, 새땅, 새예루살렘은 천국의 현실을 뜻합니다. 옛날의 하늘과 땅은 다 사라지게 만들과 새로운 세상, 천국이 오게 하시는 분은 바로 주님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

 

따라서 새롭다는 것은 종말에 올 천국의 현실을 가리킵니다. 더 이 이상 새롭게 하지 않아도 될 완전한, 영원한 천국의 현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새인간은 완전히 하느님의 자녀가 된 예수님의 제자요, 천국의 시민을 가리킵니다. 새하늘, 새땅은 종말에 새롭게 창조되는 천국의 완전한, 흠잡을데 없는 아름다운 환경입니다. 새예루살렘은 천국의 모든 하느님의 백성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새계약은 천국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완전한 사랑의 관계를 가리킵니다. 이것이 새계약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성체성사를 거행할 때, 천국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과의 일치가 지금 이세상에서부터 주님 당신께서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이 때문에 성체는 구원의 은총을 지금 이 자리에서 실행하는 구원의 보증수표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직 감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교회는 성체성사를 Eucharistia, 감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성체성사가 주는 새계약의 은총과 축복이 우리에게 영원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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