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25호 2019.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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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영훈 신부 |
아기 예수님, ‘자녀 잃은 부모’에게 오소서
이영훈 신부 / 노동사목 담당 free6403@daum.net
얼마 전 쓰나미로 수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잃었습니다.
작년 12월, 24세 비정규직 노동자가 발전소 하청업체에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산업재해로 사망하였습니다. 아들을 갑자기 잃은 부모는 목 놓아 울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슬픔 안에 갇혀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산업현장의 안전성 확보와, ‘위험의 외주화’라는 산업구조 개선을 통해, 다시는 젊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지 않고, 부모들이 자녀들을 가슴에 묻는 처참한 일을 겪지 않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였고, 관철시켰습니다.
한편 입시 지옥(?)에서 갓 벗어난 고3 자녀들이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하고, 쉴 수 있도록 강원도 여행을 허락한 부모들도 한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자녀 잃은 부모가 어찌 최근에만 있었겠습니까? 인간 역사 자체가 자녀 잃은 부모의 울부짖음의 역사입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 때 헤로데에 의해 살해된 아기들의 부모들, 전쟁과 전염병, 어이없는 이유 등으로 자녀를 잃었던 부모들, 잘못된 권력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자녀들의 부모들, TV를 통해 바다에서 죽어가는 자녀들을 지켜봐야만 했던 부모들 ….
솔직히 저는 자녀 잃은 부모의 마음을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저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다만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을 통해 그분들의 마음을 묵상하고 기도할 뿐입니다.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안으실 때, 그 따뜻함은 ‘평화’ 그 자체였을 겁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는 모습(루카 2,40)을 볼 때는 뿌듯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시메온 예언대로 예수님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신 성모님께서는 당신 심장이 칼로 도려내어 지는, 결코 형언할 수 없는 고통(루카 2,35)을 받으셨습니다.
성탄 시기를 보내는 지금, 저는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아들 예수님을 잃은 어머니 마리아를 위로하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내주셨듯이, 자녀를 잃은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의 문드러진 마음 안에 아기 예수님을 보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들 마음 안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께서 ‘자녀 잃은 부모들’을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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