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22호 2018.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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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종남 신부 |
하느님 안에 붙어있는 다섯 손가락
김종남 스테파노 신부 / 석포성당 주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
모든 부모님이 그렇듯이 정신적 육체적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가족들의 안녕을 위해서이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가정 축일도 바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맺어진 이러한 가족의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예수님의 유아기에 대해서 오늘 복음은 매우 간략하게 증언하고 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예수님의 성장기에는 분명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돌봄이 필요했다. 때로는 희생과 배려도 필요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고 바라는 것을 요구하기 전에,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배려와 사랑을 먼저 베풀며 살아갔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태초에 창조한 우리 인간에게 바라는 가정 공동체의 모습이다.
요즘 우리는 가정 안에서는 ‘화목’이라는 단어보다는 ‘갈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되뇐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을 포기하고, 가족을 폭행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가족이란 때로는 다르고, 서로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기도 하지만, 결코 버릴 수 없고, 끊을 수도 없는 하느님 안에 붙어있는 다섯 손가락이다. 그 다섯 손가락을 오므려 손을 한 번 꽉 쥐어보면, 그 순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솟아오를 것이다.
올 한해를 뒤돌아볼 때 역시 쉬웠던 한 해는 아니었다.
이처럼 어렵고 힘든 시기에 더욱 더 필요한 것은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이다. 우리는 가족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대하고 있는지, 부모, 배우자 그리고 자녀로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뜻에 따르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자.
“주님, 동정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의 전구를 들어주시어 저희 모든 가정을 주님의 은총과 평화로 지켜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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