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519호 2018.12.16 |
|---|---|
| 글쓴이 | 김기영 신부 |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기영 안드레아 신부 / 부산성모병원 행정부원장
대림절을 보내면서 우리는 아기 예수님이 내 마음의 구유에 태어나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아직도 내 주위를 둘러싼 근심거리가 한두 개가 아닌데, 왠지 그분께서 오시면 모든 것이 싹 해결될 것 같기도 해서 묘한 기대감을 붙잡고 ‘성탄이 며칠이나 남았나~’하며 달력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런 우리 마음을 아셨는지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 앞으로 우리를 데려다줍니다. 그리고, 요한은 이 묘한 기대감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예수님을 만나는 구체적인 길로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루카 3, 11) 복음 속의 군중이 묻고 있고, 사실 나도 묻고 싶습니다. 이에 요한은 자신이 가진 두 벌의 옷과 음식을 못 가진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라고 합니다. 옷과 음식은 생필품과 생계를 대변합니다. 그래서, 성탄을 기다리는 첫 번째 마음은 가난한 이웃이 이 추운 날씨에 생계로 곤란하지 않도록 마음으로 돌보고, 가진 것을 나누는 실천일 것입니다. 이것이 때로는 쉽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자신이 주님께 봉헌된 사람임을 떠올리고 내 모든 것이 이미 주님의 소유임을 받아들인다면, 나눔을 실천하더라도 아직 반이나 남겨주셨고, 오히려 복음 실천의 기회를 주심에 대한 감사가 남을 것입니다. 분명 나눈 만큼 베들레헴 구유에 가까웠다는 기쁨으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어서, 세리와 군사들도 구원의 길을 찾아 요한에게 묻습니다.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루카 3,13.14) 당시 세리는 로마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유다 사회 안에서 로마에 바칠 세금을 걷으면서 자신들의 몫을 더 거두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군사들도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받은 공권력을 자신들의 봉급 이상의 생활에 대한 욕심으로 남용해왔던 것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며 살펴볼 두 번째 마음은, 비단 금전뿐만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이익이나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고자 진실을 감추고 그들의 권리를 빼앗은 것은 없는지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오시기 전에 그들의 것을 되돌려주라는 뜻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자선 주일입니다. 미사를 드리면서 자신을 주님께 새롭게 봉헌하고, 성령께서 원하시는 곳에 나를 쓰시도록 우리 마음을 열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올해 내가 행한 자선은 훗날 천상잔치에서 내가 입을 예복의 구멍을 기워주고, 반짝이는 금빛 단추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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