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16호 2018.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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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상진 요한 |
동방의 예루살렘-북한?
김상진 요한 / 언론인 daedan57@hanmail.net
2년 전 함흥교구의 신학생 모집공고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이 공고는 한국천주교회가 북한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최근 교황님의 방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에 진짜 가톨릭 신자가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선친이 피란민이었던 관계로 북한 선교에 관심이 많다. 여러 자료를 찾아본 결론은 북한에 진짜 가톨릭 신자들이 있고, 형편 되는 대로 숨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책 『3층 서기실의 암호』에 소개된 홍 데레사의 사연을 보면 우리가 ‘침묵의 북한 교회’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명백하다. 홍 데레사는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8년 4월 예수 부활 대축일에 비티칸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알현하고 축복을 받은 북한의 신자다. 그 자매는 “진짜 신자를 데려오라”는 교황청의 요구에 북한 당국이 예전 교적을 뒤져 6·25전까지 독실했던 신자를 찾아낸 것이다. 처음엔 부인하던 홍 데레사는 결국 용기를 내 “한번 마음속에 들어오신 하느님은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태 공사는 “교황청 사람들은 할머니 눈빛만 보고도 진짜 신자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고 소개했다. (중앙일보 2018년 10월 29일 자 30면 참조) 당시 김일성 주석은 소련이 해체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외교적 고립 위기에 처하자 교황청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홍 데레사를 찾아냈다고 태 공사는 책에서 밝혔다.
북한 지역은 해방 직후만 해도 3개 교구, 30여 성당에 5만5000여의 신자들이 있었다.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릴 만했다. 평양교구와 함흥교구, 그리고 원산 근처 베네딕도회 덕원수도원이 관할하던 덕원교구 등이다. 덕원수도원은 독일과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 잡역부 등 100여 명이 살았고, 빵과 포도주 공장, 인쇄공장, 신학교를 갖춘 북한에서 가장 큰 수도원이었다.
인터넷에서 평양교구를 검색해보면 공산화 전까지 활발했던 신자들의 신앙생활 모습도 볼 수 있다. 성당을 가득 메운 신의주 성당 장례식 모습을 보면 숙연해 진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창립사진(1936년)에는 흰 저고리와 검정색 치마를 입은 한국인 수도 서원자들의 모습에서 성소도 넘쳤음을 알 수 있다.
교황님의 방북 여부에 관련 없이 우리는 북한교회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미리 양성해 둔 함흥교구 사제들이 언젠가는 북한 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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