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12호 2018.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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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성욱 신부 |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최성욱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바르티매오가 청했던 ‘볼 수 있는 삶’을 묵상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가사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나는 한때 길을 잃었으나 이제 그분이 나를 찾았고, 한때 장님이었으나 이제 나 보이네.” 성경에서 ‘보지 못함’이 죄의 상태를 뜻하고, 다시 ‘보게 되다’는 회개의 삶을 뜻한다면, 오늘 바르티매오가 청했던 것은 다름 아닌 회개의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도 바오로도 회심 사건을 통해 눈이 열리자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던 인생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로 삶을 전환했다면, 우리도 하느님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그분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
‘그리스도교 윤리와 영성생활’ 수업 때 자주 접했던 은사님의 짧은 글 하나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어떤 가치를 보느냐가 다르게 행동하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자각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열어 줍니다.” 이 글은 우리의 구체적인 ‘행동’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이 어떻게 연결되어 작동하는지 보여줍니다. 어떤 행동이 그냥 나온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정체성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우리가 하느님께 사랑받는 자녀라는 자각 때문에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판단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르티매오가 볼 수 있는 삶을 청했듯이, 우리도 먼저 주님의 뜻에 맞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달라고 청해야겠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에 맞는 시선으로 세상을 ‘다르게’ 보려면, 먼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그분이 나에게 누구이신지를 고백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려줍니다. 예수님은 “구원자, 그리스도,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신 분”입니다. 생명의 복음을 보여주신 그분 덕분에 예전엔 보지 못했던 가치를 다르게 보는 눈이 열렸고, 복음의 가치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판단하기에, 그분의 뜻을 먼저 행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번 한 주간을 지내시면서 예수님 때문에, 그리고 복음의 기쁨 때문에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한 주간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만나는 이웃 사람들과 공동체 안에서 주님을 만나 뵙고, 그분이 의롭게 여기는 일을 먼저 실천하는 한 주간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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