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10. 25. 연중 제30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에페 5,21-33 ㉥ 루카 13.18-21.

 

주님의 기도의 두 번째 청원: 하느님 나라

 

!!. 지난번 주님의 기도 첫 번째 청원,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길 청하는 기도를 묵상하였습니다. 이 청원은 무엇보다도 유일하신 참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나길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요 우리가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이 하느님의 영광임을 묵상하였습니다. 이 청원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1코린10,31의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말씀을 실천하자고 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는 두 번째 청원내용을 묵상합니다. 이 기도는 하느님의 나라가 지금부터, 이 세상에, 우리에게 오길 청하는 것입니다. 종말에, 죽음 뒤에 갈 수 있는 하느님의 나라는 지금부터, 이 세상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의 자녀로, 하느님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루카13장에서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 비유는 복음의 핵심이 하느님의 나라임을 가리킵니다. 우선 하느님의 나라는 마태복음에서는 하늘나라라고도 합니다. 여기에서 하늘은 하느님을 가리킵니다. 함부로 하느님을 부를 수 없으니까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나라, 천국, 하느님의 나라는 모두 같은 내용입니다.

 

이 하느님의 나라는 흔히 죽어서 가는 천상낙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천국에 가면, 항상 노래와 춤이 있고, 고통과 죽음이 없는 곳, 영원한 즐거움과 휴식만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런 천국에 대한 생각은 동화적입니다. 주님이 가르치는 천국과는 다른 막연한 생각입니다.

그럼, 천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천국,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이 통치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다스림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지금 오바마정부가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영국은 수상이 있지만, 영국여왕이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박대통령이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물론 정권이 바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통령이나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이 세상국가입니다.

 

천국,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이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그럼, 하느님은 어떻게 천국을 다스립니까? 이 하느님나라의 모습을 완전히 보여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이 천국을 보여주실 뿐 아니라, 아예 이 세상에 천국을 가지고 오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천국에 계시던 예수님은 이 세상에 이민오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이민을 오셔서 우리와 똑같이 먹고 자고 하셨지만, 천국의 문화를 보여주셨습니다. 주님은 아프고 병든 사람을 치유해주시고, 죄인은 용서해 주셔서 평화를 주시고, 죽은 사람은 살리셨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통하여 전능하신 하느님이 인자하시고 무한히 우리를 사랑하는 아버지이심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천국이 바로 사랑의 나라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인자하신 아버지로서 무한한 사랑과 자비로 우리를 다스린다는 것을 마태5,45은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천국으로 이렇게 사랑과 자비로 하느님 아버지가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이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이 세상에 이미 왔다고 하십니다. 루카12,38에서 주님은 “내가 하느님의 영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이미 하느님의 나라를 가져오셨다면, 왜 이세상에 악이 판치는 것입니까? 그 답이 루카4,6에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악마는 예수님께 자기에게 절하면, 세상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따라서 이 세상은 하느님이 지배하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악마가 지배하는 세상, 물질과 쾌락이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요한18,36을 보면, 유다인의 왕으로 자처했다고, 반역죄로 기소된 예수님을 빌라도가 심문하면서 예수님께 당신이 왕인가? 하고 묻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가져오신 하느님나라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믿음을 지닌 우리 맘속에, 그리고 믿음의 공동체요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 교회 안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악이 지배하는 이 거대한 세상 안에 하느님의 나라는 너무나 미약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세상 종말 때에는 달라집니다. 지금이렇게 우리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미약하게 지금 자라고 있는 하느님 나라는 거대한 나라, 영원한 나라가 될 것이고 악은 영원히 망할 것입니다. 바로 이 가르침이 바로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의 핵심입니다.

 

오늘 하느님 나라에 대한 묵상을 요약하면, 첫째,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하느님 아버지가 사랑하는 다스리는 나라요 예수님이 왕이 되는 나라다. 둘째, 하느님 나라는 이미 왔고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다)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하면서, 지금,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의 사랑의 다스림에 어떻게 순응하는지에 따라 영원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지금 결정됨을 묵상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주예수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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