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10. 18.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대리구미사)

① 2티모 4,10-17ㄴ ㉥ 루카 10,1-9.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F)

!!. 오늘은 루카복음사가 축일입니다. 주님의 자비와 기도에 대한 탁월한 가르침을 전해주는 루카성인축일을 맞이하여 우리 사제들과 여러분에게 루카복음의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에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 지난 대리구미사에서, 지난 일년동안 우리가 묵상한 기도의 전반적인 내용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 첫구절과 두번째 구절을 요약하였습니다. 오늘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는 두 번째 구절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는 기도는 살아계신 참된 유일한 하느님 한분만을 섬기도록 청하는 기도입니다. 유일한 하느님을 섬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상숭배를 하지 말아야 함을 지난 번에 묵상하였습니다.

오늘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의 핵심인 하느님의 영광을 묵상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하느님의 현존이 드러나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왕이 수많은 군사와 신하들을 거느리고 찬란한 왕관과 옷을 입고 드러날 때처럼 하느님의 현존이 위대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을 비는 것과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는 것은 같은 뜻입니다.

우리가 매일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길 청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영광이 살아가는 목적이 되도록 청한다는 것입니다. 이점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 대리구 미사에 많은 분들이 미사지향을 넣습니다. 그 지향을 들을 보면, 자녀나 손주의 대학시험을 잘 치게 해 달라, 또는 아픈 사람 낫게 해 달라, 가정에 평화를 달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당연히 아버지께 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가지 질문을 해 봅시다. 절에 가면, 11월에 대학수능 잘 치게 해 달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빌고 시주를 합니다. 또 아픈 사람에게 건강을 달라고 불공을 드리고, 가정의 평화도 빕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굿도 합니다. 절에서 돌아가신 분을 위해 큰 돈을 들여 49재를 지냅니다.

그럼,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는 것과 미사드리는 것이 무엇이 다릅니까? 한쪽은 부처에게 빌고, 한쪽은 주님께 비는 것이 다릅니까? 한쪽은 절에서 빌고, 한쪽은 성당에서 비는 것이 다릅니까?

만일 우리가 미사를 드릴 때, 대학시험 합격만을 원하고, 건강과 가정의 평화만을 청한다면, 별로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주님께 청하는 평화와 행복은 그것이 무엇이든 신앙이 없는 분들도 똑같이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청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좀더 설명해 봅시다.

 

우리 자녀가 대학에 잘 들어가게 기도하고 미사도 청하면, 우리는 대학합격만을 청하지 않습니다. 그 아이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그다음 좋은 대학에 들어간 다음, 좋은 직장을 잡고, 성가정을 이루어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해 달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 사회와 성당에서 봉사를 많이 하고, 자녀들도 신앙으로 잘 키울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간단하게 말하면, “하느님 당신 영광을 위해 우리 자녀에게 대학입학을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가정에 평화를 주시고 가족에게 건강을 달라고 할 때, 건강과 평화 자체만을 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정이 성가정이 되어, 주님을 중심으로 서로 사랑하고, 가족들이 모두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여, 우리의 착한 모습을 보고 마태 5,16의 말씀이 이루어지길 청하는 것입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이것을 간단히 말하자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 가정에 평화와 건강을 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1코린10,31은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라고 합니다. 우리가 먹든지 마시든지, 건강을 청하든지, 대학입학을 청하든지, 남편 사업 잘되길 청하든지, 가정의 평화를 청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열심히 신앙하는 것도 천국에 가기 위해서,,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라고 말한다면, 부족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천국에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관이 하느님의 영광에 초점을 맞추고 하느님의 영광을 목적으로 한다면, 참으로 은혜로운 일이 일어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고 먹고, 기도할때, 하느님이 함께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삶 속에 무한한 사랑과 은총으로 개입하신다는 것입니다. 바로 임마누엘 예수님이 우리의 삶속으로 들어오서셔, 우리의 노력과 행동을 통하여 주님 자신이 역사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고, 축복에 축복을 받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고 주님의 영광만을 위해 산다면, 우리의 삶이 바로 주님의 축복자체가 됩니다. 그리하여 주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가 되는 것입니다.

!!,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길 청하는 기도내용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의 영광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목적이요 최고의 가치가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기도 두 번째 구절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의 결론으로 1코린10,31: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을 기억합니다.

세상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일하고, 건강을 위해서 먹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갑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통하여 영광받도록 우리는 일하고 먹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기도를 하고, 선행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착한 행동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습 뒤에 하느님의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을 보게 해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영광이 이땅위에서 우리를 통하여 나타나면 날 수록 모든 사람들이 주님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이 은총과 축복이 우리에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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