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09호 2018.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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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수선 안나 |
묵주기도 하기 좋은 날
조수선 안나 / 서면성당, 시인 suny4616@hanmail.net
바람이 붑니다. 한여름날 불볕더위 속에서 그토록 바라던 청량한 가을바람입니다. 눈부시도록 맑고 푸른 날은 무엇보다도 감사한 마음이 앞서서 창을 활짝 열고 성모님 앞에 앉아 조근조근 기도의 꽃송이를 올립니다. 본당의 어르신들에 비하면 제 기도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고 부끄럽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성모님께서는 오냐오냐하시니 소박하나마 기쁜 마음으로 바칩니다.
기도하는 신앙인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가끔은 전철 안에서나 길을 가면서도 묵주기도를 하시는 분들을 만납니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런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정성 어린 기도로 하여 제대로 기도에 전념하지 못하고 사는 저 같은 사람들이 주님의 평화 안에서 무사 무탈한 날들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많은 분들의 기도가 쌓이고 쌓여서 우리나라가, 우리 부산교구가 오늘도 도약의 발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들은 자신만을 위한 기도보다는 이웃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기도를 더 많이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묵주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성모님께서 천사가 나타나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였을 때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지 않으셨다면 묵주기도의 신비도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고백한 순간부터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며 기도로써 마음을 무장하고, 기도로써 그 모든 고통을 다 이겨 내셨습니다. 확신에 찬 성모님의 믿음을 본받으렵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지금은 묵주기도 하기 좋은 날.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아름다운 소리는 여럿이 함께 바치는 기도 소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왕 하는 기도라면 가족들 모두 함께 모여 봉헌하는 묵주기도이면 참 좋겠습니다. 이 가을엔 집집마다 바치는 기도가 송이송이 꽃이 되어 파란 하늘 아래 코스모스처럼 하늘하늘 꽃물결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믿음의 해’를 지내고 있는 우리 부산교구도 더욱 더 발전해 나가도록 교구 주보이신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며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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