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는 다이어트

가톨릭부산 2016.10.12 10:06 조회 수 : 190

호수 2404호 2016.10.16 
글쓴이 이영준 신부 

잘 먹는 다이어트

이영준 스테파노 신부 / 청학성당 주임

  일 년 내내, 평생을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먹을 것을 주면 다이어트 중이라고 안 먹을 듯 거절하지만, 정말 안주면 서운해합니다. 그러면서 오늘만 먹겠답니다. 그런데 그 오늘이 거의 매일입니다. 그러면서도 다이어트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생 다이어트하고 있지만 평생 그 모습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혹 극단적인 방법으로 며칠을 굶으면서 살을 빼기도 합니다. 그러면 조금 야윈 듯해 보이긴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흔히 다이어트를 하려면 덜 먹거나 안 먹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먹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굶는 것이 아니라 잘(!)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꾸준하게.
  우리는 일 년 내내, 평생을 신앙인으로 살아갑니다. 신앙인으로 살기 위해서 매주 미사도 참례하고 매일 기도도 하고 단체나 모임을 통해서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 삶은 그다지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신앙인으로 살아가고는 있지만 신앙생활이 습관화되고 일상화되어서 변하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나름의 희생과 봉헌과 기도를 하면서 자신을 비우고 낮추려고 노력하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간혹 특별한 피정이나 성지순례 등을 다녀오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때뿐인 것 같습니다. 그때의 기쁨이나 감동은 얼마 되지 않아 옛날 일이 되어버립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미적거리시지 않고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신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체 없이 주시는데, 정작 우리는 그것을 받지 못합니다. 평생을 다이어트 하지만 평생 모습이 달라지지 않는 것은 잘 먹지 못하고 굶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신앙인으로 살아가지만 삶이 별로 변하지 않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을 잘(!) 받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믿음은 내가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것을 잘 받는 것입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것은 내 것에만 매달려서 제풀에 지쳐 포기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꾸준하게 잘 받아먹으라는 의미입니다. 잘 먹는 다이어트처럼 잘 받는 신앙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14호 2026. 2. 17  “허리에 띠를 매고 깨어 있는 신앙” 김상균 신부 
2913호 2026. 2. 15  “말로 짓는 죄” 김상균 신부 
2912호 2026. 2. 8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file 장현우 신부 
2911호 2026. 2. 1  참된 행복이란 file 강지훈 신부 
2910호 2026. 1. 25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누구의 것인가? file 이재현 신부 
2909호 2026. 1. 18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file 김영훈 신부 
2908호 2026. 1. 11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 file 안형준 신부 
2907호 2026. 1. 4  하느님이 꾸신 꿈을 함께 꾸는 사람들 김태균 신부 
2906호 2026. 1. 1  우리의 해맞이, 달맞이 file 이요한 신부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file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