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9. 17. 연중 제24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① 1코린 11,17-26.33 ㉥ 루카 7,1-10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뜻
!!, 오늘 대리구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 지난 묵상에서 성체성사는 anamnesis,, 기억이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성사. 그러나 단순히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그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자신을 기억하는 성사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고 하셨습니다. 성체성사로써, 어떻게 주님을 기억한다는 것입니까?
이스라엘백성이 빠스카식사를 통하여 이집트에서 조상들을 해방시킨 하느님의 구원을 기억했듯이, 이제 우리 신앙인은 성체성사를 통하여 주님의 십자가 구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체성사는 이제 신약시대,, 교회의 새로운 파스카식사가 되는 것입니다. 구약에 이스라엘의 파스카가 있듯이 신약에는 교회의 성체성사가 있는 것입니다.
!!, 오늘은 지난번에 묵상한 anamnesis를 심화하고자 합니다. 기억한다는 성서적인 의미를 알아들어야 성체성사를 잘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다는 것은(anmnesis) 머리로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지금 여기에서 재현한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 지난 번 묵상 때 했습니다.
그럼, 하느님께서 기억하시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기억하시면, 그 기억은 단순히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어떤 사람을 기억하시고, 생각하시면, 그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은총을 베풀고 행동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탈출기 2장과 6장을 보면, 이집트에서 노예살이로 고생하는 이스라엘의 신음소리를 들으신 하느님은 그 조상들과 맺은 계약을 기억하였다고 기록합니다. 그 기억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을 시키는 구원행위를 가리킵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맺으신 당신의 계약을 기억하셨다.”(탈출 2.24)
또 아들을 낳지 못하던 사무엘 예언자의 어머니 한나를 하느님이 기억하시자 잉태하게 되는 얘기가 1사무1장에 나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일찍 일어나 주님께 예배를 드리고 라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엘카나가 아내 한나와 잠자리를 같이하자 주님께서는 한나를 기억해 주셨다.”(1사무1,19) 하느님께서 한나를 기억하셨다는 것은 한나가 아들을 낳도록 은총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구체적인 행동을 가리킵니다. 이런 얘기가 구약성경에 수없이 나옵니다.
우리도 미사 중에 하느님께 기억해 달라고 청합니다: “주님, 온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 온세상 하느님 백성에게 은총과 자비를 베푸는 행동을 취하라고 독촉하는 것입니다. 또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생각하시어...” → 우리가 기도드리는 연옥영혼들을 주님께 구해달라고,, 즉시 행동에 옮기라고 독촉하는 것입니다. 정말 강한 뜻입니다.
그럼,, 우리가 주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먼저,, 과거의 주님께서 우리에게 은총과 사랑을 베푸신 것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주님께서 변함없이 자비와 사랑을 주고 있을 믿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곧 믿음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주님을 기억하는 것은 곧 믿음의 고백이 됩니다. 이 믿음으로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께 우리의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내어맡기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과 의탁으로 지금, 이 자리에서 주님과 사랑의 올바른 관계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그럼,, 성체성사로 예수님을 우리가 기억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2천년전에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을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지금도 그 십자가의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있음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께 우리의 모든 근심걱정과 고통을 내어맡기면서 주님을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나를 기억하라”고 하신 뜻입니다.
!!, 이제 주님께서 왜 성체성사를 세우셨는지 조금씩 알 수 있습니다. 구원역사를 볼 때,, 사람은 죄 때문에, 하느님과의 친교가 깨어졌습니다. 하느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 즉 죄가 생긴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과의 단절된 인류는 고통과 죽음의 운명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자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주님께서 오셔서 하신 일은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사이에 사랑의 관계를 회복시킨 것입니다. 바로 십자가 죽음을 통하여 말입니다.
이 목적으로 이 세상에 오신 주님께서는 2천년전 경상도보다 작은 나라에서 33년동안 사시고 십자가에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직전에 성체성사로 세우셨습니다.
!!, 주님께서 십자가 죽음 직전에 성체성사를 세운 이유는 당신이 죽더라도 우리와 영 이별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우리 곁에 남아 있는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주님께서는 33년동안 이 땅위에 사시고 죽으셨습니다. 죽으셨으니까 이 세상에 안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성체를 통하여 세상종말까지 우리와 함께 이 땅위에 같이 살고자 한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사시면서, 당신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이루어진 구원의 은총을 세상 종말까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우리 각자에게, 온 인류에게 베풀고자 하신 것입니다. 이 목적으로 성체성사를 세우신 것입니다. 이런 성체성사를 모시게 되면, 주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사이에 사랑을 회복시키고, 성장하게 합니다. 그래서 성체성사를 천사들의 양식이며 천국입장의 보증수표라고 합니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 성체성사는 참으로 주님 사랑의 절정이며, 하느님 사랑의 신비입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신 당신과 우리를 결합하여,, 부활의 은총으로 천국의 삶을 지금부터, 이세상에서부터 매일 살 수 있도록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이것이 ‘나를 기념하여 성체성사를 거행하라.’고 하신 주님사랑의 심오한 뜻입니다. 주님의 이 무한한 사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감사를 드리고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하올 주님, 2천년전에 십자가에 죽으신 당신께서는 이제 매일 미사 때마다 성령의 힘으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성체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우리에게 십자가와 부활의 구원은총을 가지고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신과 함께 천국을 향한 여정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올 주님, 이제 우리의 삶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하신 당신말씀대로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당신께 감사드리는 삶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감사드림으로써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는 오직 당신 것이 되게 해 주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