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8. 09. 03. 월요일 [대리구미사]

1코린 2,1-5 루카 4,16-30

 

   성체성사는 anamnesis

 

!!, 오늘 대리구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지난 3개월동안 건강 때문에 대리구 미사에 나오지 못했던 레오신부님과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 지난 5월 하순에 우리는 성체성사에 대한 묵상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3개월의 공백기간을 뛰어넘어 다시 성체성사에 대한 묵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지난 묵상을 요약하면, 성사는 은총의 표지라고 했습니다. 즉 볼 수 없고, 체험할 수 없는 주님의 구원의 은총을 볼수 있게, 확실히 전해주는 통로이며, 표지가 성사입니다. 이 때문에 7성사는 각각의 표지와 은총이 있습니다:

 

세례성사는 재생의 성사입니다. 세례성사에서 물이라는 표지를 통하여 새생명이라는 성화은총을 받는 것입니다. 견진성사는 기름바름과 안수라는 표지를 통하여 성령의 7은을 받습니다. 그 결과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됩니다. 고해성사는 죄고백이라는 표지를 통하여 죄사함의 은총을 받습니다. 신품성사는 안수를 통하여 목자로 축성되며, 혼인성사는 혼인합의를 통하여 성가정을 이루는 은총을 받습니다. 병자성사는 기름바름과 안수로 고통과 죽음을 성화하는 은총을 받습니다.

 

7성사 중심에 성체성사가 있습니다. 모든 성사의 은총은 결국 성체성사를 모셔야 완전해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그리고 주님의 지체로 새로 태어나게 하는 세례성사는 성체로 주님과 완전히 결합됩니다. 견진성사는 성체로 오시는 주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시는 것입니다. 신품성사는 성체를 축성할 수 있는 권한을 줍니다. 이 성체로 주님의 몸인 교회가 자라는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통하여 죄사함을 받으면, 이제 성체를 모실 수 있게 됩니다. 혼인성사는 성체의 힘으로, 주께서 우리를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성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병자성사는 성체의 힘으로 십자가의 주님과 결합되어 고통과 죽음을 주님께 봉헌하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성사의 절정이요 심장은 성체성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성사는 각각의 특별한 은총이 있지만, 성체성사로 완성됩니다.

 

이렇게 모든 성사의 심장과 같은 성체성사를 우리는 매일 모실 수 있습니다. 다른 성사는 일생 한번, 또는 가끔 받을 수 있지만, 성체성사는 매일의 양식처럼, 원하기만 하면, 모실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이만큼 우리 삶과 직결되어 있는 성사입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번 묵상의 요약입니다.

 

그럼 성체성사는 어떤 성사입니까?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첫영성체 교리공부를 하면서 배운 교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살과 피며, 성체 안에서 예수님이 실제로 살아 계시다는 것입니다. 성체성사에 대한 이 단순한 믿음은 일생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예수님께서 성체성사 안에 살아계시면서, 우리에게 어떤 은총을 주시는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를 이해하고자 합니다.

 

1코린11,26은 성체성사는 주님수난의 성사라고 합니다: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1코린 10,16은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의 살과 피에 동참,.. 친교하는 것이 바로 성체성사라고 합니다: “우리가 축복하는 그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따라서 성체성사는 근본적으로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과 친교를 나누는 성사입니다.

그래서 성체성혈 대축일 본기도문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이 놀라운 성찬의 성사로 주님의 수난을 기념하게 하셨으니...”

 

성체성사가 주님 수난의 성사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신 최후만찬으로 잠깐 돌아가 봅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죽음을 눈앞에 두고, 제자들과 최후만찬을 하셨는데, 그 식사는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빠스카식사였습니다. 이 최후만찬 중에 주님께서는 너희는 모두 이 빵을 받아먹으라, 이 잔을 마셔라라고 하시면서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22,19)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미사 성체축성부분에 그대로 나옵니다: “이는 나의 몸이다... 이는 나의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말씀의 핵심은 기억입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특별히 기념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글을 기억하기 한글날을 지냅니다. 한글날을 기념할 때, 한글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잊지 말고 지금 더 소중히 간직하여,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입니다. 또 민족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815 광복절 지냅니다. 이 기념은 우리 민족이 다시는 타민족의 지배를 받지 않도록 지금부터 부강한 나라가 되어야 하고, 그리고 반드시 남북통일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지금부터 이루자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생일도 있습니다. 생일은 사랑하는 사람의 탄생이 얼마나 지금 우리에게 큰 축복인지를 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과거를 기억하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그 과거의 의미와 가치를 되살려 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기억이 신앙생활에 핵심이 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면,, 믿음도 없습니다.. 믿음의 백성,, 이스라엘도 지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신앙을 키워나갔던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파스카축제입니다. 파스카축제는 BC1250년에 하느님께서 자기 조상들을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해방시킨 사건을 기억하는 식사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매년 봄에 파스카를 거행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옛날 자기조상들을 구원해 주셨음을 결코 잊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기억,, 이 기념을 통하여 신앙이 생겼던 것입니다. 자기 조상들을 이집트에서 구해주신 하느님께서는 지금도 자기들을 바로 그 전능한 힘으로 구원하고 계심을 믿었던 것입니다. 또한 미래에도 그 전능한 팔로 자신들을 온갖 전쟁과 고통에서 구원해 주실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과거의 대한 기억에서 출발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성체성사를 기억이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성체성사는 주님을 기억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여기에서 기억이라는 깊은 의미를 다시 보도록 합시다. 이스라엘백성은 빠스카식사를 통하여 옛날 조상들을 해방시킨 하느님을 기억하였습니다. 바로 그처럼,,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당신을 성체성사로써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를 기억하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단순히 주님의 십자가의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체성사는 주님자신을 기억하는 성사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내 십자가죽음을 기억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기억하여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기억이라는 말을 anamnesis라고 합니다. 이 말 뜻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실행한다... 재현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파스카식사를 하면서 몇천년전에 이집트 탈출을 기억할 때, 그 해방의 은총을 지금 이 자리에서 재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파스카식사는 곧 그 해방의 하느님께서 지금도 우리를 보호하시고 해방해 주심을 믿고 그분께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나를 기억하라는 주님 말씀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께서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지금 이 자리에서 실제로 우리를 만나고 십자가 구원은총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1코린10장의 우리가 축복하는 그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라는 말씀이 성체성사를 얼마나 아름답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난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을 만나게 하는 성체성사를 세우신 그 한없는 사랑에 감사를 드리면서 기도드리겠습니다:

 

사랑하올 예수님, 당신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를 아주 버리고 떠나지 않고, 함께 있을 방법을 찾으셨습니다.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이 아름다운 성사는 바로 사랑자체이신 당신의 전능하심의 걸작품이요,, 최고의 예술입니다. 이 성사를 통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당신을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체로 당신을 만나고, 당신과 결합되는 우리에게 그 십자가의 구원은총을 우리가 천국에 도착할 때까지, 주시길 청합니다. 또한 세상종말때까지 온세상에 계속 주시길 빕니다. 이 큰 당신 사랑 앞에 우리는 할 말을 잃고 당신께 오직 찬미와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당신을 찬미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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