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05호 2018.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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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대물림되는 가난 ‘성모님 제발 손주들에게만은.....’
사회사목국(051-516-0815)
가난의 대물림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라 가난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늪 같았습니다. 요셉 할아버지는 어릴 적 매일 반복되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하루라도 맞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급기야 술에 취한 채 어머니 목을 조르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각목으로 아버지 등을 내리치고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습니다. 그것이 부모님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16세에 혼자가 된 할아버지는 막노동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것이 힘들었지만 아버지한테 맞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된 할아버지는 감천마을 하늘 아래 1번지, 가장 꼭대기에 신혼집을 차렸습니다. 낮에는 막노동을 하고 밤에는 아내와 땅을 일궈 1년 동안 집을 지었지만 수도를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평생소원은 콸콸 나오는 수돗물 한번 편히 써보는 일이었습니다. 어렵사리 올해 인근 기관의 도움으로 수도를 놓게 되자 아내는 정말 행복해했습니다. 행복도 잠시, 아내는 갑작스러운 심장병 악화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요셉 할아버지는 외손주들을 홀로 챙기며 살아야 합니다. 딸은 손주들을 맡긴 후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할머니가 떠난 뒤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마음을 다독여야 하지만 밀린 전기세와 수도세, 땅을 비워달라는 독촉장을 보면 당장 내일이 두렵습니다. 지병인 심장병과 신장병은 차치하고 당장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담석증을 앓고 있지만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현실 속에서 병원 가는 것은 요원할 뿐입니다. 다가올 겨울은 또 어떻게 나야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아내 없이 맞는 첫 명절 추석, 손주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걱정스럽지만 그보다 마음 편히 살 방 한 칸이 더욱 간절해 오늘도 절박한 마음으로 성모님께 기도드립니다.
* 교구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정성으로 치료를 받던 에스텔(25세, 주보 6월 게재) 양이 오랜 투병 끝에 선종하였습니다.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에스텔의 가족들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도움 주실 분
신협 131-016-582122
부산은행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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