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02호 2018.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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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검회 엘리사벳 |
정치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사랑의 형태입니다.
김검회 엘리사벳 / 동대신성당, 정의평화위원회 busanjustice@naver.com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는 공동선을 추구하므로 사랑의 최고 형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정치는 너무도 타락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자신에게 스스로 묻습니다. 타락했다니, 왜지? 왜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정신으로 정치에 참여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저 사람 탓이다’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는 무엇을 합니까? 공동선을 위해 일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입니다! 공동선을 위한 정치적 활동은 하나의 길입니다.”(교황 프란치스코가 한 예수회 학교를 방문했을 때, 정치 참여에 대한 질문에 답한 내용)
한 정치인이 정치자금을 받고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자책감으로 지난달 목숨을 끊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주변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잘못했으면 조금 벌 받고 다시 일어서면 되지, 그 돈이 뭐라고, 더한 사람도 얼굴 뻔뻔히 들고 사는데…’ 그러나 소위 진보진영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다수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일종의 결벽증을 가지고 삽니다. 조금 더 좋은 세상, 가난한 사람들이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존중받으며 사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본인 개인의 삶이 깨끗해야 책잡히지 않을뿐더러 공동선을 향한 활동에 혼신의 힘을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노동자,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애쓴 삼십 년 세월의 진보정치인답게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수많은 추모인파가 몰렸습니다. 그 가운데 유달리 제 마음을 뜨겁게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늘 그림자로 살아왔다는 국회 청소노동자들이었습니다. 그를 회상하는 청소노동자들은 법을 만들든 청소를 하든 국회에서 일하는 동료로 자신들을 대우해준 사람, 함께 밥을 먹고, 청소노동자들이 쉴 공간을 빼앗길 상황에 처했을 때도, 자신의 사무실을 같이 쓰자 말해주던 가장 인간적인 국회의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란, 정치인이란 우리에게 무엇입니까?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습니까?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무관심했던 지난날도 결국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 정치(법)를 통해서이므로 내 가족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정치가 어디를 향해 움직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교황님과 가톨릭 사회교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가난한 이들, 절대다수 국민을 위하고 공동선을 이루기 위한 정치, 오늘 굶주리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데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가난과 절망 앞에 선 이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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