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01호 2018.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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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형수 신부 |
영원한 생명의 새로움
김형수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음식이 육체적 생명을 영위하게 해 주듯이, 하느님의 말씀은 영적 생명을 유지하게 해 주는 원천입니다. 이 말씀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기에, 우리는 귀로 듣는 말씀만이 아닌, 음식으로 섭취하는 빵의 모습으로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영적인 생명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말은 언뜻 보기에는 모순적인 두 말이 합쳐진 것입니다. 영원이라는 말은 변하지 않는 어떤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면에 생명이라는 말은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말이 합쳐져서 이해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영원한 생명’이라는 말은 변화하고 움직이는 생명의 본질이 매 순간 ‘새로움’으로 가득 차서, 이 새로움이 끝도 없이 이어져서 계속될 것이라는 희망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영원한 생명의 새로움은 죽고 나서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삶에서도 이 새로움에 대한 체험이 가능하다고 믿고 이 체험에 기꺼이 참여할 마음을 가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 같은 해가 뜨고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미사에 참석할 때에도 반복되고 늘상 형식적으로 똑같은 전례에 식상해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이 뜨는 해, 매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떤 ‘새로움’을 매순간 발견하지 못한다면 영적인 생명은 생기를 잃어버리고 빛을 잃어서 점점 어두워질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은 우리가 매 순간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주며, 생기를 북돋워서 생생하게 만듦으로써, 하느님의 생명과 이어주며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만들어 줍니다.
육체적 생명은 시간이 지나면 노화하고 쇠퇴하지만, 영적인 생명은 생생하게 살아서, 끊임없이 새로워져서 자라나고 성장합니다. 영적인 생명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직 우리의 보살핌이나 손길이 부족해서일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주님의 몸을 모시기에 합당하도록 내 마음을 얼마나 보살피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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