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8. 30. 연중 제22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1코린 2,10ㄴ-16 ㉥ 루카 4,31-37.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2)

 

!!,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이 주시는 구원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이 인간의 구원자로서 내 안에, 그리고 우리 가운데 구원을 역사해 주시길 비는 기도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대목을 묵상합니다. 지난주, ‘하늘에 계신’이라는 뜻은 하느님의 초월성을 가리킴을 묵상하였습니다. 우리와 무한히 멀리 계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은 우리의 삶속에 개입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내재성입니다. 아우구스띠노 성인은 하느님의 내재성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하느님은 내 자신보다 더 가까이 내게 계신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내재성은 임마누엘이신 예수님을 통하여 절정에 이르렀고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무한하신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오십니다. 임마누엘이신 예수님은 교회 안에도 계시지만, 우리 맘 속에 계십니다. 이 때문에, 하느님이 계시는 하늘은 우리 마음, 우리의 영혼이 됩니다. 이것이 대데레사 성녀의 가르침입니다. 요한1,12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시는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을 ‘압바’라고 부르게 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만이 하느님의 유일한 외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지난주 강론의 요약입니다.

 

오늘은 “우리 아버지”라는 대목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하느님은 나의 아버지일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버지입니다. 즉 인류의 아버지입니다. 여기에 예수님이 가르치신 복음의 핵심이 있습니다. 즉 우리 모두는 단 하나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형제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그토록 보기 싫어하는 사람도 나의 형제입니다. 또한 피부색이 달라도, 국적이 다르고, 종교가 달라도 우리는 모두 형제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음주일 9월 4일에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시성식이 있습니다. 인도 캘커타에서 일생 가난한 자들을 위해 헌신하신 한 수녀를 교회는 성인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왜 마더 데레사 수녀님을 성인품에 올리는지 봐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했다는 것만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세상에는 데레사 수녀님보다 더 자선사업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데레서 수녀님이 일생 가난한 사람들을 형제로 사랑한 그 믿음을 높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마더데레사 수녀님은 가난한 사람 안에 계선 예수님을 보고 봉사한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일생 가난한 사람들을 형제로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이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심을 증거했던 것입니다.

또 소록도에서 일생 나병환자를 위해 헌신하신 두분의 오지리 수녀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들은 자선사업을 하러 한국에 온 것이 아닙니다. 그분들은 꽃다운 20대의 나이에 와서 70세가 되어 조용히 귀국했습니다. 바로 나병환자들을 형제로 보고 사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생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같은 형제라는 믿음을 증거한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는 수도자가 될 필요도 없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 주위의 사람들을 형제로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사랑이라면, 그 자녀인 우리도 같은 사랑을 지녀야 진짜 자녀입니다. 부모의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어야 자녀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사랑을 지니고 우리 주위의 사람들을 사랑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님께서 마태 5,44에서 설명합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이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 먼저, 우리는 가족과 본당신자, 그리고 우리 주위사람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초자연적으로, 즉 믿음의 눈으로 보고, 사랑할 때, 우리는 우리를 아프게 하게 하는 사람까지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는 한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힘도, 마음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우리는 주님께 사랑할 마음과 힘을 달라고 끊임없이 청해야 합니다.

사랑할 수 있도록 청할 때, 얌전하게, 예의바르게 주님께 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께 왜 그 사람을 만나게 했느냐고 따지고, 왜 그사람이 경우에 없는 짓을 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지,, 왜 나만 항상 양보해야 하는지,, 나만 희생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하기도 싫고 너무 자존심이 상한다고,, 정말 사랑하기가 힘들다고,, 주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위해서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날 버리셨나이까?”하고 따지고 의문을 품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기도는 나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따지고, 못하겠다고 짜증을 내고, 질문을 하지만, 결국 하느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뜻을 묻는 것입니다. 그뜻이 결국은 사랑하는 것이니까, 사랑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힘으로는 안되니 주님께서 함께 해 주시길 청하고 또 청하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님이 내안에서 사랑하길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생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하면서 이런 과정을 밟아가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과정, 그리고 이 사랑의 길을 걸어가도록, 주님께 항상 함께 해 주시길 청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도 주님의 은총으로 형제를 사랑할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계속 반복해서 갱신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기도는 우리의 전일생에 걸쳐 고백해야 할 믿음과 사랑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이 믿음과 사랑의 여정이 바로 생명의 길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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