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빵, 생명의 말씀
김영호 치릴로 신부 / 태종대성당 주임
이번 주일을 마지막으로 4주 동안 교회는 요한 복음 6장‘생명의 빵’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그만큼 이 장은 성체성사에 대한 중요한 말씀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요한 복음 6장에서 여러 번 당신 자신을‘생명의 빵’,‘하늘에서 내려온 빵’,‘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라고 강조하셨다. 그리고“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장 참조)라고 단언하셨다.
일반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당신 말씀을 듣고, 따르던 수많은 사람들도“당신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직설적인 말씀을 듣고 거북해하고 수군거렸다. 생명의 빵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은 비유가 아니라 직설적이었고, 그만큼 믿음을 요구하는 절실한 것이었다.
예수님은 당신 말씀을 듣기 거북해 하는 사람들에게“이 말이 너희 귀를 거슬리느냐?”하고 반문하시면서“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요한 복음 6장에서 반복적으로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미사 때마다 모시는 성체와 성혈은 예수님의 살과 피로써 썩어 없어지는 육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이며 참된 생명을 주는 것이란 뜻이다. 그리고“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의 의미는, 당신이 아버지로부터 이 세상에 와서 다시 아버지께로 가시는 것, 즉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승천하신다는 것이며, 그것, 즉 부활-승천을 본다는 것은 자연적인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기에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신앙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이 부활-승천하셔서 만민의 주님이 되셨음을 믿는 사람들은 신앙의 눈으로 예수님의 지상생명(육신) 안에 하느님의 영이 숨어 계셨기에 예수님의 살 안에는 영원한 생명이 숨어 있음을, 또한‘그분의 입(육)에서 나오는 말씀은 영원한 생명의 말씀’임을 굳게 믿고 또 깨닫는다. 오늘 복음 마지막에 나오는 베드로의 고백은 실상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승천을 믿는 모든 신자들의 고백이어야 한다.
요한 복음 6장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은 성체성사에 관한 말씀으로써, 우리 영혼에 필요한 사랑의 말씀과 그 사랑의 결실인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로써 입증되는 영원한 생명을 성체와 성혈로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 나누어 주시고, 성체를 영하는 사람 안에 당신이 들어가 함께 사심으로써 당신의 생명을 공유하게 하시겠다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