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8. 23. 연중 제21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2테살 2,1-3ㄱ.14-17 ㉥ 마태 23,23-26.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우리는 완전한 기도의 모범인 주님의 기도에 대한 묵상을 시작하면서, 제일먼저, 두가지를 성찰하였습니다:

첫째는 기도는 주님과 대화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을 “너”라고 부르는 대화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염경기도를 바치든, 미사를 드리든, 묵상기도를 하든, 주님과의 대화가 얼마나 깊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주님의 기도는 단순한 청원기도가 아니라, 복음의 요약임을 묵상하였습니다. 즉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7가지 청원기도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구원의 은총을 뜻함을 묵상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기도는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인간의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 하는 그 구원의 은총을 받을 수 있길 청하는 기도입니다. 즉 예수님이 나의 구원자, 우리의 구원자로 활동하시길 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의 근본적인 면을 이해하고 난 다음, 오늘부터 주님의 기도 한 대목씩 묵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첫 구절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입니다. 여기에서 하늘은 무엇을 뜻하는가요? 성경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이 우주는 3차원으로 되어있습니다. 하늘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 그리고 지하의 세계입니다. 천상의 세계, 하늘은 하느님의 거처입니다. 지상의 세계는 인간이 사는 세상입니다. 지하의 세계, 즉 셰올은 죽은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이런 성경의 사고방식에 의하면, 하늘은 하느님이 계시는 곳으로서 인간이 갈 수 없는 머나먼 곳입니다. 즉 초월적인 세계입니다. 따라서 하늘에 계시다는 뜻은 하느님의 초월성, 전능하심, 무한하심, 영원하심을 가리킵니다. 이와는 달리, 땅위에 사는 인간은 죽어야 할 죄많은 존재이고, 미약하고, 한계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사람과는 너무나 다른,, 하늘에 계신 하느님은 과연 우리인간에게 관심이 있는가,, 인간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구원의 역사는 바로 이점을 잘 보여줍니다. 하늘에 계시는 하느님은 인간에게 관심이 있을 뿐 아니라, 인간역사에 개입합니다. 예를 들면,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과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모세를 보내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여 인간을 고통에서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하느님의 내재성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이 먼저 자청해서 인간과 끊을 수 없는 사랑의 관계, 즉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하여 인간의 아픈 고통의 역사를 기쁨과 생명의 역사로 만드십니다. 이렇게 인간의 역사 속에 들어오시어, 우리를 구원과 생명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을 성경은 임마누엘이라고 합니다.

 

마태1,23은 이 임마누엘 하느님이 바로 예수님이라고 합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천국에 계시던 주님은 성모님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강생하셔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이렇게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써 인간의 역사를 구원의 역사로 바꾸셨습니다. 이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서, 세상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마태 맨마지막 28,20에서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무한하신 하느님,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 이제 임마누엘 예수님을 통해 우리 역사 속에 사시면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은 활동하시고, 예수님이 계시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말씀과 성체를 통하여 우리 마음 안에도 계시고, 교회 안에도 계십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아버지는 예수님과 함께, 우리 교회 안에,, 그리고 우리 마음 안에 계십니다. 그래서 대데레사 성녀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할 때, 그 하늘은 우리 마음을 가리킨다고 한 것입니다. 바로 우리의 영혼이, 우리의 마음이 바로 하느님이 계시는 하늘이 됩니다.

 

이렇게 예수님 당신을 통하여 우리와 함께 계시는 전능하시고 자비로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합니다. 이 아버지라는 단어는 본래 압바였다고 합니다. 압바는 어린애가 아버지를 부르는 호칭입니다. 그러니까 주님의 기도 첫구절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압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능하신 창조주하느님께 대한 무한한 경외심과 함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친밀감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이렇게 우리를 무한히 초월하지만 동시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예수님이 계시하셨습니다. 마태5,45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라고 하셨습니다. 루카12,32은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 주님께서는 하느님이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어, 조건없이, 무한히 자비로운 분이심을 계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수님 때문입니다. 본래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입니다. 이렇게 한갖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을 압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예수님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본래 단 하나의 아들이신 주님을 믿고 주님과 한몸이 되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이 진리를 요한1,12~13은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이 요한복음은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예수님의 자격으로 부를 수 있다고 합니다. 보십시오!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구원의 은총이라는 것이 바로 주님의 기도 첫구절부터 나타납니다.

그럼,, 오늘 우리가 묵상한 주님의 기도 첫구절을 단순하게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나의 압바, 우리 모두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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