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의 역동성

가톨릭부산 2015.10.19 01:37 조회 수 : 47

호수 2332호 2015.06.14 
글쓴이 권지호 신부 

하느님 나라의 역동성

권지호 프란치스코 신부 / 울산대리구장

교우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두 가지 비유이지만, 첫 번째 비유에 대해서 묵상합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면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씨앗과 땅의 생명력으로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력은 그 생명력에 협조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도 이와 같다고 합니다. 사실,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인간이 모든 것을 다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 주님이심을 오늘 비유가 말합니다.

이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기차여행을 생각해 봅니다. 부산발 서울행 기차를 생각해 보면, 부산은 창조라는 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울 종착역은 주님 재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차가 부산에서 서울까지 시간표대로 정확하게 가듯이, 전 우주의 역사도 창조에서 주님 재림을 향해 정확하게 가고 있는 것입니다.

기차여행을 하는 사람이 기차 안에서 잠을 자든, 게임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관계없이 기차는 부산을 출발해서 서울에 정한 시간에 도착할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이 착하게 살든 악하게 살든, 믿음이 있든 없든,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협조하든 하지 않든, 하느님 나라는 주님 뜻에 따라 정확하게 완성되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희망을 봅니다. 우리 선행 때문에 또는 우리 잘못 때문에 하느님 계획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하심 때문에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계획대로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상종말을 향해 가는 기차를 타는 일입니다. 이것은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간직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받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공로가 많다 하더라도, 또는 우리가 부족하다 하더라도,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끊임없이 주님과 사랑의 관계를 맺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주님께 의탁하고 형제를 사랑하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우리는 세상 종말 때 완성되는 하느님 나라 건설에 지금부터 동참하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은 우리의 노력과 동참 없이도 당신 뜻을 이루시지만, 자비롭게도 당신 나라 건설에 동참하는 우리에게“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 23)라고 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희망이요 주님의 자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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