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31호 2015.06.07 
글쓴이 윤경철 신부 

성체 안에 머무시는 예수님

윤경철 바오로 신부 / 안락성당 주임

성체성사의 신비는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이루어 졌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목전에 두신 예수님으로서는 최후의 날이었고, 최후의 시간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신 자신도 닥쳐올 엄청난 사건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열두 제자 중의 한명인 유다가 당신을 팔아넘길 계획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백성의 지도자들이 당신을 재판에 넘겨 십자가에 매달아 죽임으로써 이 세상에서 제거해 버리려는 음모도 알고 계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임을 당해야 할 그 어떠한 이유를 찾아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지시고 그들을 위해 당신의 목숨까지 내어 놓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행동은 오해받는 것뿐입니다. 그분의 말씀, 행동, 인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대로 사람들은 자기들을 구원해 주시는 그 사랑을 알지 못한 채 거부해버렸습니다.

최후의 만찬 밤은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려는 어두움의 세력이 결정적인 형태를 갖추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거부되려는 비극이 절정에 도달하려는 바로 그때 하느님의 사랑도 그 절정에 다다릅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신 성체성사의 제정은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절정입니다. 거부당하고 무시당하셨던 예수님은 이미 불가사의한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머무십니다.

백 원짜리만 한, 한쪽의 하얀 밀떡모양의 성체.
사람들이 거부하고 무시하려고만 한다면 간단히 이 모습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체는 인간의 모습을 취하신 하느님의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성체의 모습으로 계시는 예수님은 각 개인의 존재 속에 들어가십니다.

성체의 모습으로 계시는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삶과 하나의 몸이 되시려 하십니다.

우리 모든 신앙인들은 미사에 참여하여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깊은 사랑을 발견하고 맛보며 이렇게까지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려는 예수님께 감사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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