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327호 2015.05.10 |
|---|---|
| 글쓴이 | 권순도 신부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권순도 라이문도 신부 / 청소년사목국 부국장
불의의 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아직도 제대 앞에 놓여 있는 십자가를 보기가 힘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자신에게 닥쳐온 억울함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셨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등지게 하고 하느님을 쳐다 볼 수 없게 만듭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 말씀은‘사랑’을 선포합니다.“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 9)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회칙‘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는‘신앙은 윤리적인 결단이나 거대한 사상이 아님’을 밝힙니다.‘우리의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게 하는 만남,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만남’임을 선포합니다. 우리는‘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을 체험하고 알며 또 믿는’(1요한 4, 16 참조) 사람들인 것입니다.‘하느님이 사랑이심’을 고백하는 것은 이 세상도 사랑임을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근원이 돈과 명예, 권력 그리고 이기심이 아니라 사랑임을 믿고 선포하며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비극과 조우하게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물질문명이 판을 치는 일상에서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희망과 사랑이기보다는 사람이 사람에게 늑대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 현실입니다.‘사랑은 믿기’라는 것이 이렇게 힘든 세상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난 전 칠흑 같은 밤 예수님께서는 사랑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죽음을 앞둔 순간, 하느님의 침묵 속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증언하고 선포하십니다. 그리고“다 이루어졌다.”(요한 19, 30) 마지막 순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해 하신 일입니다.
부활 제6주일을 보내면서,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고백합시다. 부활에 대한 믿음은 이 세상이 그리고 우리의 삶이 사랑임을 고백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주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셨듯이 우리 삶도 그리고 이 세상도 부활의 신앙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친구’라고 부르십니다. 성 토마스에 따르면,‘친구가 됨은 사랑의 정점’이라고도 합니다. 지위와 신분을 떠나 우리가 정말 그 사람의 친구가 되어 주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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