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하느님의 선물

가톨릭부산 2015.10.19 01:04 조회 수 : 42

호수 2313호 2015.02.01 
글쓴이 강우현 신부 

치유, 하느님의 선물

강우현 요아킴 신부 / 영성의 집 제1부원장

오늘은 마르코 복음의 첫 이야기에 속하는 ‘더러운 영’ 곧, 악령을 쫓아내시는 치유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복음 전면에 기록함으로써 마르코가 의도하는 것은 인간의 질병이 항상 악령에 사로잡힌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인간을 지배하는 더러운 영들은 강박, 분노, 배척, 음해, 두려움, 공포 등의 정서를 불러 일으켜 인간에게 혼란을 가져다 줍니다. 또한 이러한 정서들은 인간에게 하느님의 길을 따르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마르코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을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라 표현합니다. 그 사람은 더러운 영의 지배하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더러운 영의 지배에서 늘 구속되어 자신의 삶과 공동체 안에서의 삶이 혼란과 배척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그의 삶은 예수님의 복음을 따르는 제자들의 모습과는 반대로, 자신의 일상은 늘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강박에 시달리는 삶을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더러운 영의 지배에 놓인 사람은 정작 예수님과 만나면서 더욱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본색을 드러냅니다. “나자렛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마르 1, 24)라고 소리치며 예수님께 따지듯 묻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더러운 영은 자신의 입을 통하여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 25)라고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고백합니다.

이처럼 더러운 영은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 사람에게 마지막 발악을 하며 떠나갑니다. 이제 그는 더러운 영의 속박에서 자유를 되찾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기쁨을 누립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의 복음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우리가 사는 모습 속에서도 복음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겪는 어려움을 겪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강박과 분노, 공동체의 배척과 음해, 현실의 두려움과 공포 등 다양한 현상으로 우리를 무너뜨리려 하는 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들고 또한 불편한 진실로 다가옵니다. 머리로는 신앙에 힘을 믿는 다지만, 우리의 삶 깊은 곳에서는 믿음 없는 삶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주님께 탓을 돌리고, 화를 내면서 주님의 말씀을 외면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보지 못하고 오직 주변과 주님에게 탓을 돌리게 하는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겠습니다. 그래서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참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시는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희망을 두고 신앙 여정을 힘차게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 나가라”(마르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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