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11호 2015.01.18 
글쓴이 김인한 신부 

믿음의 길, 기꺼이 떠나 바라보는 것

김인한 알베르토 신부 / 우리농살리기 담당

사랑하지 않은 사람들의 특징은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선이 자신 안으로 숨어 들어가 있기에 상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믿는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의 첫 출발점은 바라보는 것이며, 기꺼이 시선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라자로와 부자의 이야기 중 부자가 라자로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 어떤 연유인지 알 것 만 같습니다. 바라보는 이 행위가 그리고 그 초점이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가를 알게 해주며, 살아가고 있는 방향일 것입니다.
세상은 더 이상 예수님을 바라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치 안에서, 믿는 이들도 예수님이 아닌 자신을 예수님의 자리로 대체하거나, 자신의 한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벗어나지 못하게 속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믿으면서도 우리는 가끔 무기력합니다. 사랑한다면서도 우리는 메말라 갑니다. 자신 안으로만 숨어든 시선은 우리를 성장시키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이 아닌 그리스도의 시선으로, 또한 내가 익숙한 것에서 그리스도께서 아파하시는 사람과 현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신앙의 민감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종교적 의식이 신앙의 모든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결국 그분을 마주하고 그분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요한의 시선처럼 민감한 눈으로 볼 줄 아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하여“와서 보아라.”(요한 1, 39)고 이끄십니다. 또한 제1독서 말씀의 사무엘도 자신의 안락한 침상을 걷어들고 그분께로 향합니다. 믿음의 길은 늘 머물지 않고 자기의 것을 떠나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들도 있지만 참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머물지 않고 떠나서, 그분과 마주한 이들입니다. 우리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분이 나를 부르셨던 그때, 그분만을 바라보고 그분만을 향했던 우리들의 인생길로 다시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그리스도로부터 부름 받은 사람임을 놓치지 않는 길일 것 같습니다.

일치 주간입니다. 갈라진 형제들에게 시선을 거두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같은 형제자매로서 그분의 모습을 닮기 위함입니다. 사랑의 시선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우리에게 맡겨진 이들을 받아들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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