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10호 2015.01.10 
글쓴이 김병수 신부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성전이 된 우리

김병수 시몬 신부 / 사회사목국 부국장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찾아가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요한의 세례를 받기 위해 요르단 강으로 몰려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 시대 때, 죄를 씻고 정결하게 용서받기 위한 율법의 조항들은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죄와 부정을 씻는 정결예식이라든지, 참회예식들은 대개 큰 부담이었습니다. 많은 시간과 복잡한 예식, 그리고 경제적 비용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죄의식을 지우지 못한 채 죄인이라 자학하며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한은 달랐습니다. 죄 사함을 위해 다른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진심으로 회개하는 마음을 가지고 세례를 받기만 하면 모든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그 선포는 율법과 죄에 찌든 백성들의 마음을 휘어잡아 선풍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각지에서 세례자 요한을 만나러 죄인들이 몰려들었고, 거기에 예수님도 합류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가집니다.‘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의 용서를 위한 세례를 왜 받으셔야만 했는가?’공관복음인 마태오 복음서를 보면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께 물어봅니다.“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마태 3, 14) 그러자 예수님께서는“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 3, 15)라고 대답하십니다.

즉, 예수님의 세례는 하느님의 의로운 뜻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부족한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죄 없으신 예수님 자신이 스스로 낮추셔서 내려오심을, 그래서 죄 많은 우리와 하나되어 있음을 나타내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전지전능한 신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내려오시는 것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조건을 가진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내려오시는 것입니다. 그러한 뜻을 잘 헤아리고 순명하신 예수님의 겸손된 모습에 하느님은 응답하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 11)

형제 자매 여러분, 그 옛날 세례자 요한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물로 베풀었지만 예수님의 부활 이후 우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나 자신은 하느님의 성령이 머무시는 성전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세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나 자신이 바로 성전임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316호 2015.02.22  40, 20, 0.15 이요한 신부 
2315호 2015.02.15  모든 사람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 한인규 신부 
2314호 2015.02.08  일어나… 가자… 김정완 신부 
2313호 2015.02.01  치유, 하느님의 선물 강우현 신부 
2312호 2015.01.25  참으로 회개하지 않고서는 강정웅 신부 
2311호 2015.01.18  믿음의 길, 기꺼이 떠나 바라보는 것 김인한 신부 
2310호 2015.01.10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성전이 된 우리 김병수 신부 
2309호 2015.01.04  성당에 무엇을 보러 오십니까? 김지황 신부 
2308호 2015.01.01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48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요약) 전산홍보국 
2307호 2014.12.28  우리가 성가정입니다 한종민 신부 
2306호 2014.12.25  예수님을 만나는 성탄 황철수 주교 
2305호 2014.12.21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정성철 신부 
2304호 2014.12.14  주님을 증거하는 이 조성문 신부 
2303호 2014.12.07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윤승식 신부 
2302호 2014.11.30  깨어 있어라 박재범 신부 
2301호 2014.11.23  너희가 나에게 해준 것-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 최정훈 신부 
2300호 2014.11.16  사목자와 평신도 이영훈 신부 
2299호 2014.11.09  거룩한 시간과 거룩한 장소 최성욱 신부 
2298호 2014.11.02  순종과 헌신을 위한 낮아짐 김대성 신부 
2297호 2014/10/26  사랑, 그 이중성에 대하여 천경훈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