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증거하는 이
조성문 마르티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세례자 요한은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대로, 주님이신 예수님보다 앞서서, 주님의 길을 닦아놓았습니다. 요한은 광야에서 나타나 죄의 용서와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으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지난 주일의 복음 말씀인 마르코 복음은 이러한 세례자 요한의 선포와 세례를 우리에게 이미 들려주었습니다. 대림 제3주일인 오늘은 요한 복음사가를 통해 세례자 요한의 이러한 행적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데, 곧 세례자 요한이 예루살렘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온 사제들과 레위인들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들입니다.
많은 이들, 특히 사제들과 레위인들은 요한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 했습니다.‘도대체 그는 누구란 말인가? 그는 메시아였는가?’그들의 이러한 관심사에 요한은 이렇게 답합니다.“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요한 1, 23)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오늘 복음 말씀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세례자 요한은 소리였지만 주님은 태초부터 말씀이셨습니다. 요한은 지나가는 소리였지만 그리스도께서는 태초부터 계시는 영원한 말씀이셨습니다.”(대림 제3주일 독서기도) 오늘 복음인 요한 복음의 시작에 따르면, 세례자 요한은 빛을 증언하러 온 이였으며, 이는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기 위해서였을 뿐, 세례자 요한은 빛이 아니며 단지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빛이시며,‘세상에 오신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요한 1, 9)이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우리에게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삶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증언하러 온 것처럼, 우리 또한 그분을 증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증거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그러한 사람들의 생활은“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 16∼18)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에 따라 하느님께 충실하게 살아가는 삶인 것입니다.
오늘은 또한 자선 주일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림에 있어서 자선을 행하는 것은 주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과제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주님을 준비하며 회개를 외치고 세례를 베풀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우리 삶 속에서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