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2. 연중 제18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예레 30,1-2.12-15.18-22 ㉥ 마태 14,22-36.
주님의 구원은총을 청하는 주님의 기도
!!,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오늘 대리구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주님께서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8월은 뜨거운 여름 한복판에 있는 달이며, 휴가기간이기도 하지만, 전례력으로는 아름다운 축일로 가득찬 은혜로운 달입니다. 무엇보다 8월 한복판에는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이 있습니다. 바로 이날 주님께서는 우리민족에게 광복을 허락하셨습니다. 이렇게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을 한복판에 두고, 8월 1일은 구속회 창립자이시고 윤리학자이시며 교회법학자이신 알퐁소 성인축일입니다. 4일은 모든 본당사제의 수호성인이신 비안네 신부님축일입니다. 6일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축일이며 8일은 도메니코 성인축일입니다. 10일은 라우렌시오 부제축일이며, 11일은 글라라성녀축일입니다. 14일은 현대의 순교자이신 막스밀리안 사제축일이고 15일은 성모승천대축일입니다. 22일은 여왕이신 성모님축일이며, 24일은 발도로메오사도축일입니다. 27일은 성녀모니카축일이며 28일은 성녀의 아들 아우구스티노성인축일입니다. 그리고 29일은 세례자 요한의 순교축일입니다. 이렇게 8월은 은총으로 가득한 달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8월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주님의 기도 묵상을 계속합니다. 지나번, 주님의 기도를 묵상하면서, 우리는 대데레사 성녀의 말씀을 기억하였습니다. 대데레사성녀는 “영혼의 성”에서 주님의 기도를 잘 묵상하고 실천하면 곧 완덕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완전한 주님의 기도 내용을 묵상하고 실천하면 완덕의 길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너무나 습관적으로, 아무생각없이 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기도 내용을 하나씩 묵상함으로써, 우리기도생활이 성장하고 은총을 받길 바라는 것입니다.
지난번에 우리는 주님의 기도의 구조가 대화로 되어 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즉, 하느님을 “너”라고 부르면서, 하느님과 친밀하고 신뢰 가득한 친교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모든 기도의 근본임을 묵상하였습니다. 즉 우리가 미사와 같은 전례기도에 참례하든, 개인 묵상기도를 하든, 기도서를 가지고 기도하든, 또는 묵주기도와 같은 염경기도를 바치든, 모든 기도는 주님과 사랑의 대화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번에 묵상한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무슨 대화를 나눌까요? 주님의 기도는 겉으로 보면, 7가지 청원기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①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②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③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④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⑥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⑦ 악에서 구하소서./
이 7가지 청원기도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청원기도가 아니라고 주님께서 마태6장에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마태 6,7~9)
주님께서는 우리가 필요한 것을 하느님이 잘 모르고 계실까봐 하느님이 알아듣도록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기도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인자하신 아버지이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한 것을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이런 믿음이 없는 이방인들은 하느님이 알아듣도록 길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기도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청원기도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주님의 기도는 전반부의 3가지 청원기도는 하느님의 나라가 오길 청하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청하는 내용입니다. 후반부 4가지 기도는 하느님의 나라를 우리가 받아들이고, 주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은총을 청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주님의 기도가 바로 복음의 요약임을 알게 됩니다. 복음은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가 온다는 기쁜 소식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복음을 보면, 예수님을 통하여 악마가 추방되고 질병이 치유되며 죄인이 죄사함을 받고 평화를 얻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의 인격을 통하여 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아버지의 뜻은 바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실현되었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지금부터, 이세상에서부터 우리가 동참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믿음과 사랑의 힘을 달라고 청하는 것이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이제 여기에서 우리는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청하는 일반적인 청원기도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주님의 기도는 주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구원의 은총을 청하는 심오한 기도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의 구원업적과 그 은총을 요약합니다. 동시에 우리에게 그 구원의 은총을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이도록 우리에게 회개의 은총을 주시고,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의 기도가 보통 우리가 하는 청원기도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바침으로써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와 우리 영혼 안에서 구원자로서 활동하도록 청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바로 예수님의 구원활동을 요약하면서, 예수님의 구원이 우리에게 이루어지도록 청하는 기도입니다.
이 은혜로운 기도를 이제부터 천천히 하나씩 음미하면서, 우리 삶속에서 실천되길 청합시다.
“하느님의 아들 주예수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