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93호 2016.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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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두진 신부 |
행복한 삶
김두진 가브리엘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어릴 적 즐겨 읽던 동화책들을 보면 보통 끝은“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입니다.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사람으로서 가지는 가장 근원적인 희망이며 꿈이기 때문에 이런 동화들에 우리 바람을 투영해서 해피엔딩의 삶을 그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은 동화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는 예수님께 자기 형더러 아버지의 유산을 나누어 자기에게 주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아버지께서 남기신 재산은 자신이 보기에 자신의 삶을 순식간에 역전시켜 행복을 보장해 주고 자신의 안전을 약속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영원한 행복을 재산에서 찾고자 하고 있고, 그것을 예수님께서 이루어 주시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고 반문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순히 거절의 말씀이 아니라, 우리가 영원한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말씀입니다.
구약시대를 거쳐 오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재물을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복 중의 하나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재물을 주시는 하느님께 마음을 두기보다 점점 재물에 더 마음을 두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재물이 자신의 행복의 척도가 된다는 생각으로 발전하게 되고, 그 생각이 이제 하느님께 재물을 달라는 청으로 바뀌게 됩니다. 분명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시는 분이시지만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행복은 우리가 주님께 요구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예수님은 부자의 비유를 통해서 자신이 곧 없어질 것에서부터 오는 행복을 약속하는 사람이 아니라, 영원한 것에서부터 오는 행복을 약속하시는 분임을 드러내십니다.
곧 사라질 재물 같은 것에서 찾고자 하는 행복은 그 수명이 그것과 함께 합니다. 그래서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이야말로 영원한 것이며, 그 행복은 바로 주님의 품에서 사는 행복입니다. 우리는 재산을 나누어 달라는 말로 재물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 아닌 하느님 품에서 사는 행복을 누리도록 초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초대에 기꺼이“예”라고 응답하며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바로 지금 이곳에서 조금씩 조금씩 맛보는 행복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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