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95호 2018.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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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염철호 신부 |
창세 18,2에 아브라함을 찾아온 세 분의 천사가 하느님으로 밝혀지는데, 주님께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으로 찾아오신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지요?
염철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jubo@catb.kr
성경에서 하느님은 아버지, 아들, 영이라는 각각 구분되는 모습으로 구원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한 분이시기에 교회는 하느님을 삼위일체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창세기 1장에는 성부 하느님과 성령 하느님이 언급되고 있고, 요한복음 1장에는 아들이신 하느님 또한 창조 이전부터 성부 하느님 곁에 계셨다고 이야기하니, 삼위일체 하느님이 창세기 시작부터 이어지는 성경의 모든 이야기에 함께 등장하셨다고 말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경의 모든 구절을 무조건 삼위일체로 설명하려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창세 18,2에서 아브라함을 찾아온 세 분의 손님이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세 분 가운데 한 분만 주님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두 분은 천사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창세 19,1 참조) 이 이야기에서 주님께서는 소돔과 고모라의 파멸에 관해 아브라함과 대화를 나누신 뒤 자리를 떠나시고,(창세 18,33) “그 두 천사”는 소돔과 고모라를 파멸시키는 임무를 가지고 소돔과 고모라로 갑니다.(창세 19,13 참조) 물론, 성경에서 주님과 주님의 천사를 구분한다는 건 항상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님의 천사를 주님과 완전히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주님의 천사들은 주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그분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주님의 일꾼일 뿐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종종 주님을 직접 만나서 그분과 대화를 나누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아브라함이 그렇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성경은 아브라함을 두고 “하느님의 벗”이라고 부릅니다.(야고 2,2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