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391호 2016.07.17 |
|---|---|
| 글쓴이 | 이재원 신부 |
필요한 것 한 가지
이재원 다미안 신부 / 초량성당
한국에 정착해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빨리빨리’라고 합니다. 가족들이나 동료들의 말을 천천히 듣고 대화하는 것보다는 명령하고 재촉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대체로 우리는 대도시의 바쁜 삶 속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봅니다.
마르타는 주님 시중드는 일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경황이 없었습니다. 반면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조용히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일과 머무름 사이에서 예수님은“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라고 하시며, 가장 우선적인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니다.
필요한 것 한 가지란, 우리 신앙인이 바라는 모든 것이며, 우리가 목적으로 삼는 것, 바로 하느님입니다. 많은 것들을 이루는 것보다,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해내고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신앙인이 목적으로 삼는 것, 하느님을 모셔 들이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할 일들에 온통 신경 쓰느라 하느님을 잊는다면 꼭 필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떻게‘그 하느님을 나의 삶 속에서 모시고 살까?’‘바쁜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까?’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다면 바쁘고 다급한 일에 묶이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을 통해서 빠르지는 않더라도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해내고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바쁨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얼마나 주님 발치에 머물고자 했는지 되돌아보며 한 주간을 살아갑시다.
오늘은 한국교회가 정한 농민 주일입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우리에게 농민의 수고로움과 어려움은 그저 막연한 생각에 머물 뿐입니다. 그들의 수고로움과 땀방울이, 더디지만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서 우리의 식탁으로 오는 것입니다. 이 땅의 어긋난 경제논리 속에서 농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 산업으로 전락하였고, 농민의 땀방울은 헛된 수고가 될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들의 땀방울이 좀 더 존중받고 더욱 정직해질 수 있기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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