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94호 2018.06.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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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규인 요셉 |
본당순례를 마치면서
- 내가 너희를 뽑았다.(요한15,16)
김규인 요셉 / 이기대성당
저는 지체장애 2급 중증장애인입니다. 1997년 9월, 군 전역 동기생모임에 포항을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어 전동휠체어에 의지하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구에서 기획한 본당 순례를 시작하면서 ‘불편한 몸으로 과연 마칠 수 있을까?’하는 많은 분들의 위로가 섞인 염려에 많이도 생각하고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보내신 40일의 광야 생활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깨우치고자, 2월 13일, 본당 순례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본당 순례를 하며 교구 역사의 흐름과 변화, 초창기 교구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느끼고 보며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시설이 없는 성당 계단을 오를 때는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주님의 고통을 묵상했습니다. 어느 성당에서는 성전에서 기도한 후 사무실 문이 잠겨있어 관리인에게 스탬프를 부탁드렸더니 억지부리지 말고 다음에 오라며 관리실 문을 닫아버릴 때는 참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신부님, 수녀님, 형제자매님의 따뜻한 격려의 말씀과 친절한 안내에 눈물도 흘렸습니다. 비가 오는 날 삼산성당 신부님께서는 고생한다고 묵주를 선물로 주셨고, 3월 4일 마지막 순례지인 무거성당에서는 수녀님께서 커피와 과자를 주시면서 따뜻하게 응원해주셨고, 그 덕에 순례 여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셉아, 어서 오너라!”하시며 십자가에 매달려계신 예수님께서 저를 반겨주시는 것을 느낄 때는 제 몸 전체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죄인도 주님을 뵙고 잘못을 회개하고 용서받아 진리를 배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은총을 부어주시니 마음은 더없이 풍요로워집니다. 이 이상 더 큰 특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본당 순례는 제 생애 무엇보다도 값진 최고의 선물이었고, 이를 통해 제 영혼에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교구의 많은 신자들이 본당 순례를 통하여 가족과 친구와 함께 교구에 대한 애정과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있는 은혜로운 시간을 가지시길 희망합니다.
2018 본당 순례를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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