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494호 2018.06.24 |
|---|---|
| 글쓴이 | 탁은수 베드로 |
확실한 행복
탁은수 베드로 / 광안성당, 언론인 fogtak@naver.com
요즘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을 자주 듣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입니다. 갓 구운 빵을 먹을 때나 서랍에 잘 정리된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처럼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행복들을 말합니다. 때론 혼자 느끼는 작은 행복이 삶의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확실한 행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신앙이 있든 없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확실한 건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존재의 근원에 관한 질문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습니다. 확실한 행복에 대한 질문도 결국은 이 근원적 질문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존재의 근원이 하느님으로부터 왔음을 믿는 사람들일 것 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세상에 와서, 하느님은 늘 좋은 것을 주실 것임을 믿으며, 구원을 통해 마침내 하느님 품에 안길 것임에 대한 확신. 그리스도인에게 이보다 더 큰 믿음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확실한 행복도 이 믿음의 바탕 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기분 좋은 날씨에 마음이 움직이는 일은 누구나 경험합니다. 하지만 신앙인은 초록에 지친 나뭇잎이 어느새 낙엽이 되고, 새벽의 여명이 노을을 지나 어둠이 내리는 광경이 그토록 아름다운 이유가, 또 아이의 천진한 웃음에 절로 미소를 짓게 되는 이유가, 단순히 나의 감각적 체험 때문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며 하느님의 질서를 따른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 또한 하느님의 선물이며 사는 동안의 고통조차 은총임을 깨닫는다면 여기저기에 감사할 일들이 가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의 소확행은 “하느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어서 작은 것에서도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행복과 성공을 꿈꿉니다. 젊을 때 나는 내가 잘 되기만을 바랐습니다. 지금은 딸들이 잘 살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아들인 제가 잘 살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세상의 기준이 무엇이든 나를 내려다보시는 하느님께서 행복해하신다면 내 인생은 확실한 성공입니다. 나아가 하느님께서 주신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 더 크게 퍼진다면 그건 대박 중의 대박 인생일 겁니다.
| 호수 | 글쓴이 | |
|---|---|---|
| 2897호 2025. 11. 9 | 2025년 부산교구 평신도의 날 행사에 초대합니다. | 추승학 베드로 |
| 2896호 2025. 11. 2 | 나를 돌아보게 한 눈빛 | 김경란 안나 |
| 2895호 2025. 10. 26 | 삶의 전환점에서 소중한 만남 | 김지수 프리실라 |
| 2893호 2025. 10. 12 | 우리는 선교사입니다. | 정성호 신부 |
| 2892호 2025. 10. 6 | 생손앓이 | 박선정 헬레나 |
| 2891호 2025. 10. 5 | 시련의 터널에서 희망으로! | 차재연 마리아 |
| 2890호 2025. 9. 28 | 사랑은 거저 주는 것입니다. | 김동섭 바오로 |
| 2889호 2025. 9. 21 | 착한 이의 불행, 신앙의 대답 | 손숙경 프란치스카 로마나 |
| 2888호 2025. 9. 14 | 순교자의 십자가 | 우세민 윤일요한 |
| 2887호 2025. 9. 7 |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 권오성 아우구스티노 |
| 2886호 2025. 8. 31 | 희년과 축성 생활의 해 | 김길자 베네딕다 수녀 |
| 2885호 2025. 8. 24 |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 탁은수 베드로 |
| 2884호 2025. 8. 17 | ‘옛날 옛적에’ | 박신자 여호수아 수녀 |
| 2883호 2025. 8. 15 | 허리띠로 전하는 사랑의 증표 | 박시현 가브리엘라 |
| 2882호 2025. 8. 10 | 넘어진 자리에서 시작된 기도 | 조규옥 데레사 |
| 2881호 2025. 8. 3 | 십자가 | 조정현 글리체리아 |
| 2880호 2025. 7. 27 | 나도 그들처럼 그렇게 걸으리라. | 도명수 안젤라 |
| 2879호 2025. 7. 20 | “농민은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이자 하느님의 정원사입니다.” | 서현진 신부 |
| 2878호 2025. 7. 13 | 노년기의 은총 | 윤경일 아오스딩 |
| 2877호 2025. 7. 6 | 그대들은 내 미래요, 내 희망입니다. | 이나영 베네딕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