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69호 2014.04.20 
글쓴이 손삼석 주교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기쁨이요 희망입니다.

총대리 손삼석 요셉 주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날 오후, 예루살렘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분주하고 어수선했습니다. 안식일과 파스카가 겹친 대축제를 목전에 두고 있어 사람들은 축제 준비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유다 지도자들은 그동안 그렇게 속을 썩이던 청년 예수를 사형에 처한 후 손을 털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다가오는 축제 준비에 열중하였습니다. 한편 예수님을 따르면서‘스승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제자들은 한 사람 예외도 없이 모두 자신들의 고향인 북쪽 갈릴래아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끝까지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몇몇 부인들도 유다인들이 두려워 숨을 죽이면서 문을 닫아걸고 방 안에 숨어있었습니다. 북쪽 갈릴래아로 도망간 제자들은 그야말로‘패닉’상태에 빠져 허탈, 두려움, 분노, 배신감, 원망 그리고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헤매었습니다.

그런데 그 제자들에게 낭보가 들려왔습니다. 남쪽 예루살렘에 있던 부인들이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고, 또 그들이 그분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제자들에게도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북쪽 갈릴래아까지 오셔서 자신들에게도 발현하신 것입니다. 스승 예수님을 뵌 제자들은 너무 기뻐서‘희망의 찬가’를 불렀습니다. 이제 절망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제자들은 기쁨과 희망에 가득 차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가 유다인들을 향하여‘너희들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고, 우리가 바로 그 증인이다.’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예수 부활 대축일 제1독서 사도 10, 39∼41 참조) 겁쟁이 제자들이 살아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나서 힘찬‘부활의 증인’이 된 것입니다. 그건 바로 예수님의 부활을 통하여‘기쁨과 희망’을 체험하게 된 까닭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역사적 조명입니다.

2014년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부활은 어떤 의미입니까? 2천 년 전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이 큰 기쁨과 희망이었던 것처럼, 예수님의 부활은 오늘 우리에게도 커다란 기쁨이요 희망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지난 과거의 사건이 결코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생명 있는 강한 힘으로서 이 세상 어디에나 스며들어 있으며,‘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당신의 귀하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놀라운 희망을 안겨준 사건입니다. 이렇듯 당신의 목숨까지 바쳐 살려내신‘귀하고 사랑받는 존재’인 우리는 어떠한 절망적 상황에서도 새롭게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부활의 의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부활을 체험한 예수님의 제자들이 절망적인 두려움에서 벗어나 기쁨과 희망에 넘쳐 한걸음에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 기뻐하며 예수님의 부활의 증인이 되었듯이, 이제 우리가 바로 우리 삶의 현장에서 그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세세 영원히 우리의 기쁨이며 희망이요, 우리의 구원입니다.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호수 제목 글쓴이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2868호 2025. 5. 4.  치유, 회복 그리고 부활 file 김영환 신부 
2867호 2025. 4. 27.  토마스 사도 덕분에 file 이창신 신부 
2866호 2025. 4. 20.  부활은 희망입니다 file 손삼석 주교 
2865호 2025. 4. 13.  행한 것이 남는다. file 장용진 신부 
2864호 2025. 4. 6.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file 김태환 신부 
2863호 2025. 3. 30.  감옥에 갇힌 이들 file 송현 신부 
2862호 2025. 3. 23.  무화과나무 한 그루와 나 file 한윤식 신부 
2861호 2025. 3. 16.  산 아래로 다시 내려와서 file 강지원 신부 
2860호 2025. 3. 9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file 장민호 신부 
2859호 2025. 3. 2  다 배우고 나면 내 눈 안에 들보가 있음을 알게 될까요? file 김동환 마티아 신부 
2858호 2025. 2. 23  ‘뭐, 인지상정 아니겠나...’ file 오종섭 신부 
2857호 2025. 2. 16  행복은 상대적이지 않다. file 원정학 신부 
2856호 2025. 2. 9.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 file 신기현 신부 
2855호 2025. 2. 2  참된 봉헌은 자기비움 입니다. file 장훈철 신부 
2854호 2025. 1. 29  깨어 있음 박근범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