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68호 2014.04.13 |
|---|---|
| 글쓴이 | 박기흠 신부 |
왜 평화의 행렬인가?
박기흠 토마스 신부 / 장산성당 주임
오늘부터 교회 전례력으로 가장 중요하고, 거룩한 성주간을 시작한다. 성주간의 시작인 오늘, 미사 전에는 축복한 성지(聖枝)를 손에 들고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 복음 말씀(마태 21, 1∼11)을 읽고, 미사 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읽는다. 그래서‘성지’혹은‘주님 수난 주일’이라고도 부르며, 이 둘을 합쳐서‘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입성 때에 왜 말(馬)이 아닌‘어린 나귀’를 타고 우스꽝스럽게 들어가신 것일까? 그리고 이 모습을 두고 우리는 왜 그것이‘평화의 행렬’일까 하고 의문을 가진다. 어린 나귀를 선택하신 것은 겸손한 예수님 자신의 모습이고, 하느님 아닌 것은 결코 섬기지 않겠다는 예수님의 뜻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성주간을 시작하며 이 어린 나귀는 맨 먼저 주님을 모시는 영광을 얻는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 말씀을 따라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마태 6, 33 참조)을 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 자신을 낮추어야 하는 섬김과 봉사의 초대 자리는 그 얼마나 많은 핑계로 외면하였던가를 생각해본다. 그리하여 오늘도 그 평화의 행렬을 주님만 걷게 한 불충과, 사랑과 희생 없는 형식만 갖춘 그 헛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닌지 예수님은 이 어린 나귀를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주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입성하는 모습을 재현하며‘호산나’를 외쳐보지만 그분이 나에게 참 하느님이시며, 구세주를 부르는 외침인지 되묻게 한다. 지난날 탐욕만을 쫓던 모습들, 배신자 유다와 베드로처럼, 반대자 대사제들과 바리사이처럼, 총독 빌라도와 그의 병사처럼, 세상의 유익을 위해 한 입에 두 말을 섞어‘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친 군중들 처럼 나의‘호산나’외침은 과연 참되고 올바른 것일까?
이제 그분은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시지는 않겠지만, 지금도 부모 형제의 모습으로, 친구나 스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우리 가정과 나의 마음에 여전히 찾아오신다. 오시는 평화의 왕을 진심으로 환영해야 한다. 그래서‘호산나’를 제대로 부르며 그분과 함께 평화의 행렬에 참된 한 일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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